버티던 금호 대우건설 포기 급선회 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에서 사실상 손을 떼기로 했다. 박삼구 그룹회장의 진두지휘아래 지난 2006년 한화, 두산 등 쟁쟁한 경쟁상대들을 물리치고 인수에 성공해 단숨에 재계 순위를 5위권으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던 계열사를 매몰차게 정리키로 한 것.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당시 주가 상승에 대한 낙관론을 기반으로 추진했던 풋백옵션을 통한 자금조달이 부동산시장 냉각과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로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로 파급될 조짐을 보이자 과감히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계열분리 후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산업은행은 금호그룹 유동성 위기의 핵심이 대우건설이라는 판단아래 산은이 추진중인 'PEF'에 매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요구했으나 금호는 이미 제3의 투자자와 신규자금 유치를 논의중이라며 7월말까지 시한 유예를 요청, 두달여의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당초 풋백옵션 해결을 위해 조성중인 새로운 컨소시엄에 재참여할 것으로 기대했던 국내 투자자들은 물론 해외투자자들마저 무리한 조건을 들고 나오면서 금호의 자구책이 무위로 끝나게 된 것. 이에 대해 금호는 지난 3월말부터는 복수의 국내외 투자자와 구체적인 협상을 시작했으며 지난 5월 중순에는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 제3의 투자자는 그동안 사모펀드 설립을 추진했으나 회계처리상의 문제점이 대두됐고 이에 제3의 투자자는 그 대안으로 '사모펀드를 통해 대우건설 주식을 기초로 한 교환사채(EB) 투자'를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금호는 이 방식은 부채 증가로 이어져 그룹 전체의 재무건전성을 해칠 수 있어 풋백옵션의 근본적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고, 결국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과거 대우그룹이 대우자동차 매각을 미루다 결국 그룹 전체가 해체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험했던 금융감독 당국과 은행권의 강력한 압박도 한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내 한 대형 자산운용사가 국내외에서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으나 결국 국내에서는 한 건의 투자도 성사시키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해외투자자들을 끌어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7월말까지 시한이 지나치게 촉박해 투자 유치가 사실상 무산된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금호가 대우건설을 산은에 매각하건 새로운 투자자를 찾건 대우건설의 주인이 바뀔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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