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브랜드 하나, 열 제품 안 부럽다

불황일수록 한 우물을 파라! 최근 경기 침체 속에서도 고객중심 브랜드 전략으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제품을 두고 하는 말이다. 주류, 식품, 패션에 이르기까지 최근 성장하는 브랜드를 보면 '불황일수록 고객중심 브랜드에 집중하라'는 명언이 먹히는 듯하다. 브랜드의 무리한 확장 보다는 개별 브랜드의 강점에 집중한다면 불황에도 고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가 2006년 9월 출시한 '맥스(Max)'는 주류산업협회 맥주 출고자료 기준, 지난해 전체 판매 성장률에서 2007년 대비 55.2%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쟁사 오비맥주가 다양한 카스 확장 브랜드를 연이어 내놓는 동안 하이트맥주는 맥스 브랜드를 집중 육성해, 오히려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최대 온라인 리서치사인 엠브레인이 지난 3월 실시한 올해 맥주 브랜드 경쟁력 진단 소비자 조사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주로 마시는 맥주 음용 브랜드에서 맥스는 전년 대비 121% 성장해 단연 돋보였다. 최초 브랜드 상기도에서도 맥스는 전년 대비 78%로 성장하여 최근 가장 뜨고 있는 브랜드임이 확인됐다. 최근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2009 한국 산업의 브랜드파워조사 결과, 맥스를 브랜드 인지도 및 로열티 측면에서 두루 성장한 라이징 스타(Rising Star) 브랜드로 선정하기도 했다. 의 프리미엄 한방 브랜드 '설화수'도 품질을 앞세워 광고나 모델 없이도 국내 단일 화장품 브랜드로서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97년 출시 당시 매출 120 억원대에 불과했던 설화수는 2005년 화장품 브랜드 중 최초로 연매출 4,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연매출 5005억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화장품 시장의 약 11%에 해당하는 실적이며, 전체 한방화장품 시장의 57%가 넘는 수치다. 브랜드 하나의 매출이 웬만한 기업 연간 매출을 능가하는 설화수의 인기는 잘 키운 브랜드 하나 열 신제품 부럽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의류업계에도 단일브랜드로 성공한 사례가 있다. 바로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이다. 노스페이스는 최근 몇 년간 매년 30% 이상 판매를 늘리며 아웃도어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만해도 3900억원. 국내 의류업계에서 단일브랜드로 연간 3000억 원을 올리는 브랜드는 중저가 의류를 제외하고는 닥스(LG패션), 빈폴(제일모직) 정도임을 감안할 때 단일브랜드 성공사례로 꼽힐 만 하다. 노스페이스의 이 같은 성장세는 런칭부터 '아웃도어=등산복'이란 고정관념을 깨며 '등산복 같지 않은 등산복'을 유행시킨 덕분이다. 노스페이스 덕분에 현재 아웃도어 시장은 1조8000억 원 규모로 커졌다고 한다. 이처럼 불황일수록 브랜드 고유의 철학을 가지고, 한 브랜드의 강점에 집중하는 고객 중심브랜드 전략이 요즘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이 되고 있다. 최근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T밴드'와 'QOOK'으로 대표되는 통합 통신 서비스 단일 브랜드가 등장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휴대폰, 초고속 인터넷, 인터넷 전화, IP TV의 서비스 상품을 단일 브랜드로 묶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소비자 니즈를 따라잡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확장 브랜드나 시리즈 브랜드들은 점점 그 힘을 잃고 있다. 맥주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맥스처럼, 똘똘하게 키운 브랜드 하나가 소비자들에게는 더 강렬한 인상을 심어 주고 있다는 평가다. 신제품 출시로 소비 촉진을 꿈꾸기 보다는 일관성 있는 브랜딩이 신뢰를 준다는 것. 박종선 하이트맥주 마케팅 담당 상무는 "분산된 브랜드 전략보다는 맛있는 맥주 라는 컨셉으로 맥스 브랜드에 역량을 집중한 것이 고객의 선택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소비자들의 니즈에 진정으로 부합하는 제품이 무엇인가는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하는 결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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