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수기자
◇투자자별 매매 동향. 기관은 장 초반 매도 우위를 보이다 장중 한때 순매수로 돌아섰다가 금새 순매도로 가닥을 잡았다.
기관은 이처럼 코스닥 시장에서 연일 순매도를 기록하다가도 때때로 장중 순매수로 돌아서곤 한다. 시가총액 상위주에 대해서는 연일 팔고 있지만 시총 1000억원 안팎의 종목 가운데 유망종목은 열심히 사들이고 있다. 또 IT와 관련된 종목들 역시 약세장에서도 열심히 쓸어담고 있다. 기관 관심 종목 중에는 증권사 보고서가 발간되지 않았거나 발간되더라도 투자의견이 명시되지 않은 종목들도 있다. 리스크를 떠안은 채 투자를 감행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도 이달들어 기관이 순매수 하고 있는 상위 종목 가운데 하나다. 보고서는 몇차례 발간됐으나 시가총액이 1205억원에 불과해 투자의견은 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관은 이달들어 53억원 이상 매수에 나섰고 평균 매수가 기준 수익이 나고 있는 상태다. 모 펀드매니저는 "약세장에서 중소형주를 팔고 대형주로 대응하곤 했는데 최근 들어 일부 매니저들 사이에서 대형주를 팔고 중소형주로 수익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많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너무 가벼운 종목은 주가를 예측하기 어려워 기관이나 외국인은 거들떠 보지 않았다. 50% 수익을 내려다 10% 손해를 보는 것은 펀드 매니저에게는 경력 관리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종목을 선택해 지수 대비 수익률이 높으면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이제는 돈이 되는 곳에 돈이 몰린다. 개인 펀드 투자 열풍이 식으면서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의 자금 또는 거액의 자산가들의 자금을 운용하지 못하고는 펀드매니저들이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 심화되고 있는 것. 이들은 개인 처럼 단순 증권사 또는 운용사의 이름만으로 자금을 맡기지 않고 운용하는 매니저의 능력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곤한다. 시장 수익률과 비슷한 수익을 내는 펀드 매니저들에게 자금을 맡길리가 만무한 것. 때문에 펀드매니저들은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발간하는 보고서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정보 채널을 이용한다. 직접 상장사 대표를 만나보기도 하고 수급의 흐름과 M&A 이슈, 대규모 계약 체결 가능성 등 주가가 움직일만한 모든 사항을 체크한다. 때문에 시총이 1000억원 미만의 종목에 대해서도 과감히 베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관 투자가 중에 일부는 삼천리자전거와 같이 도저히 밸류에이션으로 설명할 수 없는 종목도 사들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제 전체 지수는 기관 투자가들에게 있어 의미가 축소될 전망이다. 지수가 급락하더라도 오르는 종목은 있기 마련이고 지수가 급등해도 떨어지는 종목은 있다. 지수가 급락한다고 자신의 자산이 감소를 용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수와 관계 없이 개별 종목장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