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판매 부진으로 해외생산기지 확충 차질
전 세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생산기지 확충 전략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특히, 생산기지 거점 역할을 해야할 브릭스(BRIC'S) 지역에서의 완성차 판매 부진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면서 현대차의 '글로벌 톱5' 교두보 완성 전략이 차질을 야기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는 올해말로 앞당기기로 했던 연 10만대 규모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 공장 준공을 현지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재차 2011년 이후로 연기했다.
또 러시아 공장 증축 등을 위해 추진했던 현지 자금 조달 계획도 금융권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무산될 위기에 처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외 완성차업계 모 고위관계자는 "현대차가 몇달전부터 회사채 발행을 통해 공장 증축 비용을 조달을 시도했다"며 "그러나 4월부터 본격화된 자동차시장 부진으로 계획이 철회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의 러시아 판매실적은 심상치 않을 정도로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달 현대차의 러시아시장 판매대수는 4465대로 전년 동기 1만 9287대 보다 무려 77%나 줄어들었다.
올들어 5월말까지 누적 판매도 3만 208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2% 가량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지난달 시보레, 포드, 도요타, 닛산에 이어 5위로 추락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시장에서 모든 브랜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현재 판매 회복을 위해 패밀리 카드 발급 등 다양한 서비스와 할인혜택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 공장이 소형차 위주의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닛산, 포드, 시보레 등 경쟁 모델보다 판매 감소 추세가 뚜렷한 상황인 터라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고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기지 전략이 차질을 빚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브라질 상파울루 인근에 연 1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었지만, 현지 완성차 시장 부진을 이유로 투자를 무기한 연기하기도 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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