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들이 잇따라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에 참여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최근 의 BW 공모에 참여해 156만1720주를 배정 받았다. 이는 개인 배정 물량의 5분의1 수준이다.
이에 앞서 정의선 사장도 지난 3월에 실시된 자사 BW 공모에 참여해 15만6831주를 사들였다.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이웅렬 회장 역시 지난 2월 BW 10만8208주와 63만8059주를 각각 매입했다.
오너들이 이처럼 BW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책임경영 차원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실례로 기아차 BW(5813만9530주)가 모두 신주로 전환된다면 기아차의 주식총수는 4억485만여주가 된다. 이렇게 되면 정 사장의 보유 지분은 기존 1.99%에서 1.7%로 낮아진다. 현재 기아차 BW 중 신주로 전환된 물량은 1535만여주다.
송상훈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아차 BW는 자금 조달 차원서 발행한 것으로 주주인 정 사장 역시 그 비율 만큼 참여한 것"이라며 "지분이 되레 희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배구조 강화보다는 책임경영차원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최근 BW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것도 오너 일가를 움직이게 한 힘이었다.
기아차 BW의 경우 표면이자율이 1%, 만기이자율이 5.5%다. 이자는 매 3개월마다 사채의 이율을 적용한 연간 이자의 4분의1 씩 분할 후급하며 만기까지 보유하고 있는 사채의 원금에 대해서는 만기일에 원금의 114.5692%에 해당하는 금액을 일시 상환하도록 돼 있다. 웅진홀딩스가 발행한 BW의 표면이자율은 연 2%며 만기보장수익률은 3개월 복리 6.5%로 만기시 114.7744%가 지급 된다.
그러나 BW가 대주주의 지분확보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분리형 BW의 경우 오너 일가가 장내에서 워런트(신주인수권증권)를 사들일 경우 일반 투자자들이 쉽게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워런트의 경우 통상 5% 이상 지분 보유시 공시의무가 있지만 자본감소가 일어난 경우에는 공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또 기업들이 BW나 CB 발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미리 약정하는 행사가격 조정으로 투자회사가 들고 있는 신주인수권수는 변동할 수 있지만 이는 공시 의무 대상이 아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주주가 워런트를 매입한 뒤 주가가 신주인수가격 및 워런트 가격을 합한 것 이상 높게 거래될 때 신주 발행을 청구하면 적은 금액으로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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