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의 사모투자펀드(PEF)와 연계한 새로운 구조조정 기법에 증권사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새로운 구조조정 모델을 통한 자회사 매각으로 두산의 경영 역량이 부각됐다는 긍정론과 고육지책으로 유동성 위기는 한고비 넘겼지만 해결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라는 신중론이 맞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전날 자회사인 SRS코리아 및 삼화왕관과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두산DST 및 KAI 지분 등을 총 7800억원에 매각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두산과 재무적투자자(미래에셋 PEF, IMM PE)가 각각 51%, 49% 출자한 특수목적회사(DIP홀딩스, 오딘홀딩스)가 거래 상대방으로 출자금 5500억원과 차입금 2300억원을 통해 인수된다. 특수목적회사는 5년 내 투자 회사들의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결론적으로 두산은 특수목적회사를 통해 1300억원에 두산인프라코어로부터 두산DST와 KAI 지분 51%를 매입했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자회사 및 자산 매각을 통해 6300억원의 매각 대금을 받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긍정론자들은 향후 재매각을 전제로 한 투자라는 점에 점수를 줬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밥캣 추가 증자에 소요되는 자금 일부를 두산이 부담한 형태가 됐지만 전체 조달 금액(6300억원) 대비 두산의 부담 금액(1300억원) 규모가 크지 않고, 매각 가격이 과하지 않은 데다 재무적투자자가 풋백 옵션 등 아무 부대조건 없이 순수 투자목적으로 출자한 것"이라는데 주목했다. 이어 "앞으로 특수목적회사가 투자 회사들을 매각할 때 현금 유입이 기대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두산의 손자회사(두산인프라코어) 지원'보다는 '지주사로서의 투자'라는 의미가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장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에 대한 목표주가를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우수한 재무적투자자를 유치했고 밥캣 리스크 감소에 따라 할인율을 60%에서 50%로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구조조정 방안이 '울며 겨자 먹기'격으로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란 부정적 시각도 있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자회사 매각으로 자산가치가 감소한 데다 밥캣 지분율 확대로 지분법 손실 증가 가능성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지분율은 기존 51.9%에서 68.1%로 늘게 되는데 현재 밥캣 영업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실적이 악화할 수록 그만큼 지분법 손실 규모가 불어날 것이란 견해다.
정동익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알짜 자회사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밥캣에 투입하는 것이 최근 경기 침체 상황에서 약간의 재무구조 개선 외에 추가적인 가치 창출로 연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전히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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