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피터스 '녹색 버블 가능성…백화점식 나열 지양'

-녹색산업 발전 위해 中企 필수불가결 -'한국은 작은나라' 아니다...자긍심 가져야
세계적 경영학자이자 컨설턴트인 톰 피터스(사진)는 26일 "지금의 위기가 지난 이후 녹색성장, 에너지 등의 분야에 2000년대 IT버블과 같은 버블이 형성될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백화점식 녹색성장 추진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주문했고, 녹색성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중소기업의 역할이 필수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톰 피터스는 이날 일산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인간의 본성은 흥미롭고 새로운 게 나타나면 여기에 몰려들면서 버블이 생기고 붕괴되는 과정을 겪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는 경제위기속에 있지만 위기를 벗어나면 사람들의 투자가 몰려들면서 녹색분야에도 버블이 생길 수 있다"며 "미국의 경우에도 운하, 철도 건설이나 자동차 등에서 버블이 있었다"고 말했다. 톰 피터스는 우리나라의 백화점식, 대기업 위주의 녹색성장 신성장동력 추진에는 분명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나라별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분명히 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 정부가 말하는 녹색성장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어떤 분야에서 '이것만은 한국이 최고다'라는 명확한 게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어떤 선택을 잘못하거나 이것저것 모두 다 해보겠다는 것은 자원을 낭비하는 일"이라며 "어떤 한 분야를 제대로 선택해 집중하는 전략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독일의 경우 어떤 제품이든 상관없이 '품질'하나만으로 전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한국도 그런 위치에 다다를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밀하게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 또한 이같은 특정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의 위치에 오르려면 기업가 정신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톰 피터슨은 "어떤 경제도 중소기업 없이 혁신을 이룰 수는 없다"며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관계를 맺지 않으면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특화되고 차별화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적절한 지원과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이니셔티브가 합쳐졌을 때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으며, 대학과 중소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면 미국 경제에서 30여년간 중소기업과 함께 대학의 역할이 실리콘 밸리 등에서 매우 중요했으며, 바이오 기술 등 새로운 신기술 분야에 진출하고 이를 발전시킬 때 중소기업과 대학들이 앞장서서 추진했다는 것. 그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중소기업의 역할이 더욱 절실하다"며 "한국이 이번 회의의 목표대로 녹색성장에서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반드시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중소기업을 잘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에 대한 자긍심을 주문했다. 그는 "오늘내내 '한국은 작은 나라니까요'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한국은 국민의 교육, 복지, 삶의 질 등 어떤 기준에서도 작은(Small)나라가 아닌 만큼 자신감을 갖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인구가 4000만이나 되고, 삼성, LG, 현대 등 글로벌 기업들을 가진 나라로 인터넷 분야에서는 대만, 뉴질랜드, 영국, 독일보다 몇 배씩 앞서가는 게 한국의 현실"이라며 "인구 800만인 스웨덴이나 싱가포르도 결코 작은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긍심을 가질 것을 거듭 당부했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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