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I참여, 남북 무력충돌 가능성은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방지구상(PSI) 전면참여 선언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상당기간 남북관계가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신중한 행보를 주문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PSI 전면가입을 선전포고로 간주한 만큼 남북해운합의서를 파기하고 서해상에서 무력시위를 벌이거나 무력충돌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또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조기 시험발사해 한반도 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이어 "아직 공식 문서로서 PSI 정식참여에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국민적 여론을 수렴하면서 신중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도 핵실험을 했으니 반발이 덜할 것"이라며 "다만 PSI 가입을 선전포고로 간주한다고 했으니 앞으로 군사분계선에서 긴장이 높아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고 그 시점은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이 거행될 이달말이나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다음 달 초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또 "우리로서는 남북간 소규모 전투라도 벌어지면 경제 회복에 타격 입는 만큼 이같은 국면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체면과 명분을 중시하는 남북간 대립국면을 풀 수 있는 방법은 누군가 나서 중재해 주는 것인데 미국이나 중국이 해야 할 것이고 결국 미국이 적극 나설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도 PSI 가입을 선전포고라고 간주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자기들이 핵실험으로 원인을 제공한 상황이고 그에 따른 조치니까 반발은 하되 일시적일 것"이라며 PSI 운용으로 인한 남북간 무력충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고 교수는 "우리가 PSI에 가입해도 작전범위가 있을 것이고 한미간 어느정도 운용에 대한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 가령 한미 연합체제상 우리가 북한 국적의 의심 선박을 직접 검문하기 보다 미국이 직접 나서고 한국이 뒷받침하는 형태로 갈 수 있고, 실질적으로 한반도 주변수역에서 PSI 작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대화나 교류협력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구도였는데 이미 북한의 일방적 도발로 남북기본합의서까지 사실상 붕괴된 것이나 마찬가지 상황"이라며 "한반도에서 전략적 균형이라든지 안보의 새로운 구도를 국제사회와 같이 만들어가면서 남북관계를 새롭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또 "나중에 북한이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대화에 나설 경우 수용하고 인도적 지원을 재개해야 하겠지만 선의에 입각한 대북지원 방식은 앞으로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며 "우리가 원인을 제공한 것이 아니고 북한에서 계속 강하게 미사일, 핵실험을 하는 상황에 대한 우리의 대응으로서 의미를 강조하면서 개성공단 철수를 준비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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