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대통령 '출생에서 죽음까지' 함께한 봉화산

'참 아름답고 신기한 산' 극찬... 낮지만 가파른 절벽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바라본 봉화산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한 봉화산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에 위치한 해발 140m 높이의 산으로, 노 전 대통령 생가와 사저 뒷편에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사는 '봉하마을'도 '봉화산 봉수대 아래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정토원이라는 사찰과 마애불이 있으며, 산정상에는 사자바위가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사저 측면의 등산로를 통해 정상까지 느긋하게 산행을 해도 30분정도면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야트막하지만, 사방이 벌판이어서 정상에 오르면 주변 30리를 두루 바라볼 수 있다. 북쪽으로는 낙동강을 넘어 밀양시 밀양읍·하남읍·삼량진읍, 서쪽으로는 창원시 동읍·북면·대산면, 동남쪽에는 김해시 진영읍·한림면·진례면 등 3개시 11개 읍면에 인접해 있다. 특히 남쪽으로는 기암 절벽이 연결돼 부엉이바위, 병풍바위 등의 이름을 가진 기암들이 솟아있다.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장소인 일명 '부엉이 바위'는 경사 40도 정도의 비교적 가파른 언덕을 타고 오른 해발 100m 지점에 있다. 사저와 직선거리는 200여m이다. 경찰은 부엉이바위가 평소 지나다니는 사람이 드물다는 점에서 이곳을 투신 장소로 택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후 자신의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봉하산을 봉하마을의 첫번째 명물로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봉화산은 참 아름답고 신기한 산"이라며 "멀리는 겹겹이 크고 작은 산이 둘러 있고, 그 안으로 넓은 들이 펼쳐져 있다. 들 가운데로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을 볼 때마다 손을 뻗어 잡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표현했다. 또 "발 아래에는 손바닥 만한 작은 들이 있고, 그 들을 둘러싸고 옛날 아내와 함께 소설 이야기를 하며 걸어 다니던 둑길이 장난감 기차 길처럼 내려다보인다. 당장이라도 내려가서 걸어보고 싶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마지막 추석 명절에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 등 측근들과 봉화산을 올랐고, 퇴임후에도 노사모 회원들과 동반 등반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23일 아침 5시 45분경 비서관 1명과 사저에서 출발, 1시간여 뒤인 6시40분 자신의 출생을 지켜봤고 그토록 애착을 가졌던 봉화산에서 죽음을 택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