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계약 무효 선언 속셈은?

15일 북한이 개성공단 계약 무효를 통보한 것과 관련, 김규철 남북포럼 대표는 "4·21 개성접촉에서 요구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문제를 의제에 포함시키자는 우리측 주장에 난감해지자 이같은 행동에 나선 것"이라며 "처음부터 성사되기 어려운 접촉이었고 어느정도 예견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그동안 북측과 물밑접촉을 벌여왔으나 조율이 어려워지자 이틀 전부터 '사실상 남북 당국간 개성실무회담이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주장이 남북관계에 정통한 소식통들로부터 흘러나왔다. 남북포럼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인 14일 우리 정부에 4·21 접촉시 제시한 내용이 담긴 6쪽의 통지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지문은 현재 73달러의 임금을 약 3~4배 수준인 200달러 이상으로 올리고 토지사용료는 2004년 계약당시 평당 3달러에서 10달러로 상향조정, 임대차 계약기간을 현행 50년에서 25년으로 단축시키는 한편 숙소, 기타 자동차 진입 도로, 소각장, 탁아소 건립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의 이러한 일방적 통보는 6·15선언과 10·4선언 불이행에 따른 보복조치로, 무리한 요구를 우리측에 강요하며 일정 기간 지켜보겠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북한은 처음부터 협상할 생각이 없었다"며 "사실상 입주기업이나 정부가 수용하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가운데 자사브랜드가 있는 16개만이 최소한의 이익만 내고 있다"며 "북한의 이번 특혜조치 철회로 이들 기업의 수익도 적자로 전환되고 나머지 업체들은 부도위기 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머지 70~80개 업체들은 차라리 정부가 중단 조치 내리면 남북경협손실보험이라도 받을 수 있을텐데 지금은 그것도 아닌 상태니 거의 자포자기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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