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업계가 신규주문량 급감에 따라 향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수주물량이 아직도 2억t에 달해 당분간은 문제가 없지만 신규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는 3~4년후 조선업 경기는 암울할 전망이다.
14일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의 선박 신규 수주량은 99만t(적재톤)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2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올들어 4월까지 선박 건조량은 954만t으로 54% 성장했으며 금액으로 치면 1568억위안(약 29조원)으로 39.4% 늘었다. 해외인도분도 754억위안에 달해 28.9% 늘어났다.
하지만 성장세는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한 선박건조량 증가율은 18% 포인트 떨어졌고 해외인도분 증가폭도 37%포인트나 급감했다.
중국만 고전하는 것은 아니다. 조사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 전세계 신규수주량은 130만t에 불과했다.
샤오쟝펑(肖江峰) 따퉁(大通)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세계 신규건조량이 지난해 11월부터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올해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상하이 소재 중견 조선소인 와이가오치아오(外高橋)의 왕치(王琦) 부회장은 "지난달 3월말까지 신규주문이 전무했다"며 "올해 순익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중국업계는 국내외에서 선주들이 기존 발주물량을 취소하는 사례마저 발생하고 있어 엎친데 덮친격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해 중국 조선업계는 호황기를 맞았다.
2008년 신규수주량은 5818만t으로 전세계에서 37.7%를 차지했으며 건조량은 52.2% 늘어난 2881만t으로 전세계 시장 점유율 29.5%를 차지했다. 전년대비 6.6%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이에 따른 순이익도 전년대비 50% 이상 늘어난 283억4000만위안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난해 9월까지 업계에 여파를 미치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올해는 글로벌 불경기에 따른 무역감소로 상황이 급반전됐다.
중국 조선업협회는 올해 중국의 선박 신규수주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지만 현 추세로 볼때 대대적인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조선업을 10대 진흥산업의 하나로 책정하고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경기위축에 따른 물량 감소라는 대외적 변수가 업황 부진의 결정적인 요인인 만큼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국무원은 조선업이야말로 ▲운송 ▲해양 ▲국방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산업이라고 강조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선박 구매업자에게 금융지원을 늘려주기로 결정했으며 원양어선에게는 수입물품에 대한 세금 환급 등 금융지원을 2012년까지 연장해주기로 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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