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예상.과잉유동성 논란 속 추가인하 여지 없어
내일(12일) 개최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는 추가인하 여력이 거의 없다는 주장에 이달에도 동결이 유력시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와 환율 등 각종 경제지표 악화가 다소 주춤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처방이 시급하지 않고 섣불리 긴축 기조로 전환하면 경기가 채 살아나기도 전에 악영향을 끼칠수 있다는 점에 동결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시중에 풀린 자금이 증권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만 쏠리고 있다는 과잉 유동성 논란에 향후 통화를 긴축시키는 정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오는 12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는 지난 2월 2.50%에서 2.00%로 내려간 뒤 3개월 연속 2.00%를 유지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실물경제나 금융시장 상황을 볼 때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올릴 만한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다. 좀더 정확한 표현으로는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란 것.
경기하락세가 둔화되고 환율과 증시 등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나타내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갔다고는 하지만 마이너스 성장으로 위기의 중심에 있는데 경기 지표들이 조금 개선됐다고 해서 바로 긴축통화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이 물가상승 압력을 어느 정도 희석시킬 것"이라며 "한은은 물가 걱정보다는 경기에 무게중심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금리를 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과잉유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단기 유동성이 800조원을 넘어, 주가와 부동산이 급등하고 이에 따른 버블과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도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단기 유동성이 급증하고 있어 시중의 자금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은 이런 부작용보다는 경기 침체 우려가 더 크기 때문에 섣불리 긴축통화로 가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다행히 과잉유동성이 물가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아 지난 달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6%로 전월 3.9%에 비해 둔화됐다.
재정부 역시 "단기 유동성이 급증하고 있어 시중의 자금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지만 지금 유동성 환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내일 이성태 한은 총재가 정부가 공식 언급한 과잉 유동성에 대해 이성태 총재가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 주목되는 것도 이때문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과잉 유동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실물경기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인하 또는 인상 카드를 꺼낼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10일 '저금리 정책의 공과와 정책제언'이라는 보고서에서 "올 3분기 이후 경기가 반등하면 균형금리가 지금의 기준금리보다 높아지면서 금리인상 압력이 생길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2~3개월 동안 미국의 금융부실 정리가 차질없이 진행되면 금융 불안이 크게 완화,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고 이 경우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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