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사태' 3년만에 본격적 연구 재개되나
29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차병원의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사실상 승인하면서이번 결정이 황우석式(식) 줄기세포 연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배아줄기세포 연구 재개는 지난 3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구지원을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어느 정도 예측돼 왔다. 하지만 '황우석 사태' 이후 3년만에 본격 재시동을 건다는 점에서 국내외 관심의 표적이 되고 있다.
◆배아줄기세포란?
우선 줄기세포에 대한 정확한 정의부터 살펴보자. 줄기세포는 성체줄기세포와, 유도만능줄기세포(iPS), 배아줄기세포로 나뉜다. 성체줄기세포는 신체 각 부위에 존재하며, iPS는 일반세포에 존재한다.
하지만 배아줄기세포는 수정란이나 태반을 통해서만 구할 수 있어 연구대상에 오르내릴때 마다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황우석 박사의 연구 당시에도 '배아를 인간으로 볼 것인가'라는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불거진바 있다.
배아줄기세포가 주목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이론상 인체의 손상된 조직이나 세포와 대체돼 그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불치병이나 장애로 고통받는 이들이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희망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배아줄기세포가 인체에 적용된 예는 보고된 바 없다.
◆줄기세포 연구동향은?
현재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의학 분야는 국간간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다.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암 유발 가능성이나 면역거부에 관한 문제 등이 극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영국은 합동으로 국제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자들이 국내에서 배양된 줄기세포를 중국으로 가져가는 등 줄기세포 치료가 허용된 국가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부도 '황우석 사태'로 중단된 배아줄기세포를 제외한 줄기세포 연구에는 지원을 계속해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줄기세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역량강화 및 기초연구'를 위해 2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자했다. 여기에는 생명공학연구원의 '줄기세포 기반 바이오신약 개발', 한국과학기술원의 '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한 성형건재용 바이오 연조직 개발' 등이 포함돼 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 향방은?
그동안 국내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중단된 이유는 '황우석 사태'의 파장이 크지만 관련 제도가 워낙 까다로운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희귀 난치병에 한해 제공자의 동의를 얻어야만 가능하다. 이를 위해 시설과 인력을 갖춘 배아연구기관 또는 체세포복제배아연구기관으로 등록해야 하며, 배아연구계획서를 제출해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 따르면 국내 배아줄기세포 연구 수준은 인간 배아줄기세포주의 배양 및 유지기술의 경우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임상적용이 가능한 배아줄기세포주 확립은 90% 수준, 자가증식 기전 규명 및 증식조절기술은 8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두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경제분석연구단장은 "iPS 연구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병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iPS 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작용을 하면서 이론적으로 면역거부반응과 생명윤리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iPS 연구는 현재 초기단계로 전해졌다.
한편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8일 황우석 박사가 이끄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에서 신청한 복제연구 승인 신청에 대해 반려 조치를 취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황 박사팀이 다시 연구를 재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보과학부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