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 당초 예상보다 괜찮은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시장의 자동차 수요 급감에도 불구, 내수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로 시장예상치보다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3일 본지가 이달 15일 이후 삼성전자의 1분기 추정치를 변경한 교보증권, 대우증권, 신영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증권, LIG증권 등 6개 증권사의 실적 전망을 분석한 결과 기아차는 올 1분기 매출액 3조445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3조7189억원)에 비해서는 7.5% 정도 감소한 수치지만 올 초에 제시된 전망치에 비해서는 오히려 5%~1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의 경우 9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6개 증권사는 예상했다. 이 역시 전년동기 실적(1020억원)에 비해서는 150억원 가까이 줄었지만 올 초 200억원~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던 것과 비해 4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증권사별로는 신영증권의 경우 올초 기아차의 영업이익을 210억원에서 800억원으로 대폭 올렸고, 교보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각각 313억, 250억에서 1020억, 952억으로 상향 조정했다.
당초 기아차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 5개사가 올해 1~3월에 국내외 시장에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2% 실적이 감소하는 가운데 올 1분기 저조한 성적표 행렬에 동참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그럼에도 기아차가 이 같이 선방한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내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 가장 주요했다고 증시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를 냈다.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자동차 내수판매는 쏘울 등 소형신차를 중심으로 기아차가 유일하게 전년대비 6.7% 증가하며 시장점유율이 24.8%에서 31%로 상승했다. 산업수요가 전년대비 14.9% 감소한 것을 고려해도 월등한 실적을 나타냈다.
전체 판매량도 RV 차량의 수출 급감에도 불구하고 프라이드, 쎄라토, 포르테, 쏘울 등의 판매 호조로 전년 동월 대비 12.6% 감소에 그쳤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수 시장에서 판매대수가 늘어난 곳은 기아차 밖에 없다"며 "자연히 크게 개선된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내수 부문에서 소형차 판매 위주로 큰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며 "특히 현대차에 비해 마케팅 비용도 크게 들이지 않아 매출 총 이익률이 올라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또한 1분기에도 1400원대를 유지한 원-달러 환율효과를 톡톡히 봤다.
서성문 애널리스트는 "올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1418원으로 우리가 가정한 1400원보다 높았다"며 "수출 비중이 68%로 높은 만큼 환율 효과를 크게 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박화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도 "금융위기의 타격이 심했던 4분기 이전인 3분기와 비교할 때 환율이 50% 가까이 올라 평균 판매 가격을 인하한 것을 상쇄할 수 있었던 것이 선방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더이상의 외화 차입이 필요없게 된 것도 기아차에겐 우호적인 여건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기아차의 현금 및 현금등가물은 지난해 11월 3억유로의 해외 회사채를 상환했음에도 지난해 3분기말 8141억원에서 같은해 12월 1조 169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로써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순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의 4조6000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1월 기아차는 2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국내 회사채 350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4000억원(1.5~3년 만기)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또한 3월에는 만기를 앞두고 있는 국내 회사채 상환을 위한 4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에도 성공했다.
서성문 애널리스트는 이에 "기아차는 생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우호적인 환율 여건에 힘입어 유동성이 양호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외화 차입이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분기에도 기아차는 견고한 실적을 지속시켜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서 애널리스트는 "소렌토 R, 포르테 쿠페 등 신차출시에 힘입어 2분기에도 당초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올 3분기 쏘울 중국생산을 시작하는 데 이어 4분기에는 중대형 세단 VG 출시하고, 2010년에는 신차 4종을 출시하는 등 신모델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기아차의 3월 전체 판매량이 2월보다 1만6000대 가량 늘어난 것도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화진 애널리스트는 "지난 4분기 기아차의 부실감에 대한 우려를 많이 턴 것이 사실"이라며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당초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상훈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체 판매대수가 1.9% 줄어들어 외형은 정체될 것이나 환율 상승으로 올해 수익성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내수시장 호조로 가동률과 외형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고 환율 효과는 계속적인 이익 증가로 연결될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정윤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도 "주요 해외시장 점유율 상승 및 판매회복, 내수시장에서의 자동차 부양책 등에 힘입어 실적 턴어라운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주가도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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