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주 '깜짝실적' 지속 어려운 이유

1분기 미국 금융주가 '깜짝 실적'으로 증시 상승을 이끌었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주요 금융회사는 채권과 외환, 상품 거래 비즈니스에서 높은 이익을 올렸다. 호가 스프레드가 커 이익률이 높았던 것. 모건 스탠리의 조사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1분기 이익 중 70%를 세 가지 부문에서 창출했다.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스프레드가 확대, 높은 이익률로 이어졌지만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기는 힘들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분석이다. 여기에 투자은행(IB) 부문의 이익 개선이 당분간 힘들다는 점도 금융회사의 실적을 낙관하기 힘든 이유다. 1분기 골드만삭스의 IB 부문 이익은 전분기 대비 20%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기업 인수합병에 대한 자문으로 벌어들이는 수수료 수입이 앞으로 몇 년 동안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실 자산 상각이 끝나지 않은 것도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지금까지 월가의 금융회사는 1조10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상각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지 최신호는 앞으로 이보다 두 배 이상의 자산 상각이 추가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업용 부동산과 신용카드 부문의 부실이 아직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은행권의 고통은 이제 확산되기 시작하는 단계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1분기의 '깜짝 실적'은 말 그대로 일회성 이벤트일 뿐이라는 얘기다. 시장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신용 손실에 대해 여전히 자본을 충분히 확충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한다. 웰스 파고가 보유 자산에 대해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지만 재무부로부터 지원받은 250억 달러 외에 추가로 250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지난 2006년 월가 금융회사는 IB 부문에서 17%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보스톤 컨설팅 그룹은 이 같은 두자릿수의 수익률을 얻기 위해서는 자산 1000억 달러 당 1억 달러의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퍼거슨 웰맨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랄프 콜은 해외 계열사 매각이나 보유 증권의 장부가치 변경 등 일회성 요인에 따른 이익이 상당 부분 차지한 것도 실적 향상의 지속성을 장담하기 힘든 이유라고 지적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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