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사장이 재정부 차관을 만난 속내

CJ, 원화가치 하락 설탕 값 인상요인 발생..원당관세인하 요청 정부, 공감은 가지만, 세수 수입 악화에 환율안정, 지금당장은 글쎄 김진수 CJ제일제당 대표는 허경욱 기획재정부 차관을 만나, 설탕의 원재료인 원당에 긴급할당관세를 적용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할당관세가 힘들 경우, 그동안 유보했던 설탕 가격인상을 추진하겠다며 강력한 입장을 밝히며 배수진을 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허 차관은 현재론 일시적으로 상승됐던 환율도 안정됐고, 설탕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금 지금 당장은 힘들고, 하반기에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거절의 메시지’란 것이 재정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정부와 설탕 제조사간 소위 ‘설탕’ 전쟁이 한바탕 벌어지고 있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삼양사, 대한제당 등 주요 설탕제조업체들을 대신해 업계 1위인 김진수 CJ제일제당 사장이 오늘 과천 정부청사를 직접 방문해 허경욱 차관을 만나 설탕 제조에 필요한 원당의 수입가격이 올라 재정악화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며 가격인상 혹은 긴급할당관세를 적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 CJ제일제당 등 설탕제조사들은 당초 지난달부터 설탕 값을 올리려고 있다. 실제 지난 달 초 CJ제일제당은 설탕 값 가격 15.8% 인상을 발표했지만, 기획재정부의 요청으로 없던 일로 했다. 대신 업체들은 기업의 원가 부담에 의한 가격 인상분을 보전할 정부측의 세제혜택 등을 요구했고, 그 일환으로 할당관세를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할당관세란, 물가 안정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입 물품 관세율을 기본 세율에서 40%포인트까지 가감해주는 제도다. 그러나 정부는 서민의 생계 불안, 물가 불안 등으로 설탕 값 인상은 힘들고, 경기 침체로 세수 수입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관세특혜를 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설탕은 거의 대부분의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주요 식자재로 설탕 값이 오르면 거의 예외없이 제과, 음료 등 식음료의 인상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새 정부 출범 후 시작된 '52개 주요생필품 소비자물가 동향(일명 MB지수)' 집계 결과 2005년 가격(100)을 기준으로 한 설탕의 물가지수는 2008년 3월 117.6에서 올 2월 134.2으로 16.6포인트 급등했다. 이 기간 설탕을 쓰는 빵도 109.2에서 118.3으로, 스낵과자 역시 129.8에서 137.8로 지수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생활물가지수가 110.5에서 112.7로 2.2포인트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설탕 가격의 중요성을 가늠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금 당장 할당관세를 적용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렵하고 있으며 김 대표의 방문도 이러한 맥락으로 해석해 달라”며 할당관세 품목에 설탕이 들어갈지에 대해선 여전히 미지수라고 밝혔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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