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의 마에스트로] 박철희 스카이밸리골프장 대표

"원칙에 충실하라" 박철희 스카이밸리골프장 대표(39ㆍ사진)의 경영철학은 무엇보다 '단단한 기본기 구축'이다. 모기업인 호반건설이 지난 2001년 부도가 난 당시 대영루미나를 인수하면서 처음 골프장과 인연을 맺은 박 대표가 이후 인ㆍ허가와 노조, 회원 등 산재한 현안들을 말끔하게 정리한 것도 모두 원칙에 입각해 하나하나씩 풀어나간다는 자세가 원동력이 됐다. "모든 생물이 운집한 골프장은 더욱 기본과 질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냐"는 박 대표는 "그동안 전열을 정비했다면 이제는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단계"라면서 "누구나 추구하는 명문보다는 '좋은' 골프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의미있는 말을 꺼냈다. 봄꽃이 만개한 골프장에서 박 대표를 만나 스카이밸리의 '새로운 도전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30대의 패기와 60대의 노련미로"= 국내 골프장업계에서 '30대 CEO'가 탄생한 건 드문 일이다. 박 대표가 지난 1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가장 먼저 받은 질문도 "오너의 친척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박 대표는 "그래서 어깨가 더욱 무겁다"면서 "골프장 경영인들의 모임에서도 '막내'이다 보니 시간을 더 쪼개서 공부할 수 밖에 없다"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박 대표는 그러나 사실 그동안 '내공'을 충분히 쌓았다. 처음에는 다른 골프장에서는 겪지 않았을 '노조문제'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골프장이 부도가 나면서 자금 문제 등이 시급했지만, 노조의 농성까지 격렬했어요. 여기에 회원 수도 2000명이 넘었지요"라는 박 대표는 고심끝에 결국 '정면돌파'를 택했다."3년동안, 그것도 1주일에 한 차례씩 민주노총과 꾸준히 교섭을 벌였다"는 박 대표는 "하지만 모든 직원이 일선에서 고객을 맞는 서비스업종인 골프장에서 고객에게 피해를 주는 파업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면서 "나머지 문제는 순리대로 해결해나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결국 이듬해 4월 노조와 회원 승계 등 모든 문제를 마무리하고, 그랜드오픈을 통해 재도약을 시작했다.
▲ "명문 보다는 '좋은 골프장'이 목표"= '좋은 골프장'이라는 의미는 도대체 무엇일까. 박 대표는 "명문은 회원수 줄이고, 내장객 수 줄여서 서비스 잘하면 어느 정도는 이룰 수 있는 목표"라면서 "좋은 골프장은 회원이든 아니든 모든 골퍼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으면서도 이익도 창출할 수 있는 골프장"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의 새로운 '프로젝트'는 여기서부터 출발했다. "한동안 개인적인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을 정도"라는 박 대표는 "모자라는 부분은 벤치마킹을 통해 보완했다"면서 "그룹 회장께서도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메모를 전달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스카이밸리가 지난해 수백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클럽하우스를 신축하고, 대대적인 코스리노베이션을 완성한 것도 골프장 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이다. 클럽하우스에는 단체모임을 위해 80팀을 동시에 수용하는 초대형 연회실도 마련했다. 물론 평소에는 작은 방으로 나뉘어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성을 가미했다. 코스는 지금도 전략적인 명코스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서비스 개선은 '나의 홀 갖기' 등 작은 것부터 전개하고 있다. 전직원이 팀을 구성해 홀을 하나씩 맡아 틈나는대로 쓰레기를 치우고, 디봇을 수리한다. 박 대표는 "직원들의 코스에 대한 애정이 골퍼에게도 전달된다"고 만족해 했다. 요리경연대회 등 자발적인 경쟁을 통해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고, 곧바로 수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우리 모두 '나눔의 미학'으로= 박 대표의 스트레스 해소책이 바로 직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는 것이다. "나이가 많지 않다는 것이 직원들과 어울릴 때는 오히려 좋더군요"라는 박대표는 "저녁에는 삽겹살 안주에 소주 한 잔 마시면서 친구처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면서 "이런 스킨십이 끈끈한 결속력으로 이어진다"고 자랑했다. 스카이밸리가 지역사회에 쏟아붓는 애정도 각별하다.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인근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지역주민을 우선 고용한다. 주민들의 라운드에는 할인혜택이 있고, 프로숍에서는 농산품을 구매한다. 박 대표는 "이 부분은 아무래도 사회공헌을 강조하는 그룹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모기업인 호반건설의 김상열 회장(48)은 지난 1999년 사재 10억원과 법인(호반건설) 출연금 20억원 등 30억원을 들여 '꿈을현실로' 장학회를 설립했고, 매년 10억원 이상의 장학금을 성적이 우수하거나 어려운 여건의 학생들을 돕는데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재단의 기본 자산이 170억원으로 불어나 앞으로는 학술연구비와 문화 및 예술행사까지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올해들어서는 정미희(20)와 김은정(20), 이명환(19), 이선화(20) 4명의 여자선수들로 구성한 골프단도 창단했다. 박 대표는 "주택을 건설하는 기업의 골프단 창단은 마케팅 차원 보다는 나눔의 의미가 더 크다"라면서 "장학생이나 유망 골프선수 지원이나 모두 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토양을 만드는데 이바지 한다는 것이 그룹의 모토"라고 자랑했다. 여주=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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