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코전자 등 코스닥사 계약 해지 잇따라
아비코전자 등 코스닥사 계약 해지 잇따라
개성공단 진출을 추진하던 기업들이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북한의 로켓 발사 등 남북 관계 경색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데다 가까운 미래를 예견하는 것조차 불투명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중국보다 싼 인건비 등을 쫓아 개성공단 진출을 선호하던 예전의 분위기는 사라진지 오래.
오히려 개성공단 진출의 꿈을 포기하는 기업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 전언이다.
8일 증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아비코전자는 지난 7일 개성공단 아파트형 공장 입주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낙원건설이 개성공단에 신축하는 아파트형 공장을 분양받아 입주하기 위해 계약을 체결했으나 최근까지 남북 관계 경색 분위기가 지속되고 북측 인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정상적으로 준공되더라도 인력 수급의 문제 등으로 공장을 정상 가동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비코전자가 낙원건설과 계약을 체결한 것은 지난해 6월17일. 당시 총 계약금 8억8000만원의 20% 가량에 해당하는 1억7600만원을 선금으로 지불했다. 올해 10월30일 무렵 완공이 될 경우 잔금을 치르는 조건이었다.
아비코전자 관계자는 "사업을 진행할 경우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돼 분양 업체인 낙원건설의 요청에 따라 불가피하게 사업을 중단키로 했다"고 전했다.
낙원건설 측은 지난 6일 납부한 계약금 일부인 1억7600만원 원금을 돌려주고 아비코전자 측으로부터 어떠한 이의 제기나 민ㆍ형사상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확약을 받으면서 관련 일은 종결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9일 또 다른 코스닥사 미성포리테크도 낙원건설과의 아파트형 공장 입주 계약 해지를 알렸다. 지난해 6월13일 체결한 45억5700만원 상당의 계약을 동일한 사유로 백지화한 것.
낙원건설은 지난 6일 아비코전자와 함께 가 지급했던 계약금 일부인 9억1000만원을 그대로 돌려줬다.
일련의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
남북 관계 경색으로 인해 개성공단의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과 개성공단 입주를 꿈꾸던 업체들이 중도에 사업을 접는 사례가 눈덩이처럼 늘어날 조짐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성공단 사업의 난항이 예상되면서 시행사는 물론 입주를 희망하던 관련 업체가 윈윈하는 차원에서 계약을 없던 일로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낙원건설 외에도 개성공단 아파트형 공장 건축을 추진하던 다른 건설사와 계약을 해지하려는 상장사 혹은 비상장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모 건설사 분양을 앞둔 계약 업체에 설문 조사를 실시하면서까지 업체 간 의사를 조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개성공단에 남아 있는 40대 이상의 여성 인력을 지원하겠다는 얘기를 들으니 막막했다"며 "중국보다 인건비가 싸다는 것은 옛말이 돼버렸다"고 토로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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