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vs 케이블TV '아파트 전쟁'

방통위,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자의 선택권 침해 우려

<strong> 단체계약율 광역시는 36%, 기타 지역은 21%대</strong> 거주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케이블TV가 일괄적으로 공급되는 관행이 사라질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케이블TV의 단체계약을 금지시키는 방안을 추진함에 따라 앞으로는 공동주택 거주자들도 케이블TV, IPTV, 위성TV 등 다양한 방송매체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권을 보장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공동주택에 케이블TV가 단체로 공급되는 것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방통위는 최근 주요 케이블TV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위성방송 사업자가 참여하는 '유료방송시청자보호협의회'를 구성, 지난 24일 첫 모임을 가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유료방송시청자보호협의회는 매달 모임을 갖고 공동주택 거주자들의 선택권이 침해되지 않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체계약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자들에게 일괄적으로 특정 방송서비스가 공급되는 것을 가리킨다. 특히 케이블TV가 단체계약의 대표 서비스로 인식되는 것은, 과거 공동주택 가입자 확보에 집중했던 중계유선 방송사업자(RO)들을 케이블TV SO들이 인수한 데서 비롯된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의 대부분이 케이블TV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케이블TV협회에 따르면, 현재 단체계약으로 TV를 시청하는 공동주택 가구는 케이블 전체 가입자의 20% 수준인 290만 세대에 달한다. 서울지역은 그동안 단체계약을 개별계약으로 많이 전환해 단체 계약율이 1.5%(4만3000가구)로 낮지만 광역시(36.4%)와 기타 지역(21.7%)은 여전히 비율이 높다.   단체계약 공동주택 거주자들은 자신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케이블TV를 봐야 하므로 선택권 침해라는 문제 제기가 줄곧 이어져왔다. 방통위가 단체계약 금지를 추진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방통위의 이같은 행보가 IPTV 활성화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IPTV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동주택 진입이 불가피한 만큼 케이블TV가 주도권을 쥔 현재의 구도를 깨기 위해서라도 단체계약은 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IPTV 업체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TV가 오랫동안 공동주택을 독점해오면서 가격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횡포를 부려온 것이 사실"이라며 "공정 경쟁을 위해서는 IPTV도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IPTV 사업자들은 공동주택 부녀회를 설득해 케이블TV에서 IPTV로 전환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TV 업계도 단체계약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다. 수도권 MSO(복수종합유성방송사업자) 관계자는 "단체계약 가입자는 가구당 요금이 2000~3000원으로 개별 계약의 최저가인 4400원 보다 훨씬 저렴하다"며 "단체계약은 디지털 전환에도 장애가 되는 만큼 개별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이 우리에게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단체계약이 개별계약으로 전환되면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확대되지만 유료방송의 비용 증가는 불가피해진다. 방통위가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대목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단체계약 금지는 가계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 당장 추진할 계획은 없다"면서 "현재의 불합리한 구조는 어떤 식으로든 손을 봐야 하는 만큼 사업자들과 논의해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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