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이미지 중요하고 충성도 높아 메이커 자존심건 '기술경쟁'
"최상의 골프볼을 만들어라"전세계적인 불황으로 골프용품업계 전체가 위축되고 있지만 골프볼시장만큼은 상황이 다르다. 아무리 불황이라해도 라운드가 계속되는 한 골프볼은 팔려나가게 마련이고, 메이커들에게는 그래서 일정한 매출을 보장해 주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커들이 최고의 기술력을 집약시킨 '프리미엄 골프볼'을 속속 출시하면서 골프볼 시장에 새로운 전운이 감돌고 있다.골프볼 시장이 '프리미엄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골퍼들이 골프볼을 한번 선택하면 웬만해서는 바꾸지 않는, 이른바 고객충성도가 높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메이커들에게는 일단 골퍼들에게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아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대절명의 과제인 셈이다. 지금까지의 선두주자는 지난 2000년 이후 시장을 장악한 타이틀리스트 프로v1이다. 이 볼의 핵심은 볼이 그린에 떨어진 뒤 한번의 바운스 뒤에 곧바로 멈추는 '드롭 앤 스톱' 기술이다. 프로선수들의 골프볼이 그린에 착지한 뒤 멋지게 백스핀이 걸리는 장면을 부러워했던 아마추어골퍼들은 이 볼이 출시되면서 스핀에 대한 고정관념까지 변화했다.최대의 비거리를 내면서도 그린에서는 정확하게 정지하는 기술력이 골퍼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돼 다소 가격이 비싸더라도 구매로 이어지는 '프리미엄 효과'를 발휘했다. 캘러웨이와 나이키, 던롭, 브리지스톤 등 내로라하는 골프볼 메이커들은 결국 프로v1을 능가하는 골프볼의 제작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게 됐다.국내 시장에서는 현재 프로v1에 이어 캘러웨이가 투어i시리즈와 레가시 에어로 등을 속속 출시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이키, 스릭슨 등과 치열한 '2위 경쟁'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캘러웨이는 특히 최근 프로v1이 캘러웨이의 기술을 도용했다며 특허권 분쟁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장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캘러웨이가 필 미켈슨을, 나이키가 타이거 우즈를, 스릭슨이 짐 퓨릭 등 빅스타를 전면에 내세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대리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도 관심사다. 선수들은 물론 자신이 계약한 회사의 볼을 사용하는 것 뿐이지만 메이커들에게는 소속선수의 우승여부가 매출로 직결될만큼 주요사안으로 등장하고 있다.여성용 골프볼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는 '컬러 전쟁'도 재미있다. 눈 속에서 볼을 쉽게 찾기 위해 겨울용으로 만들어졌던 컬러볼이 '핑크공주' 폴라 크리머와 함께 이제는 개성과 색상을 중시하는 여성골퍼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색상도 기존의 레드에서 벗어나 핑크와 파란색, 그린, 펄(진주), 레몬, 딸기색 등으로 갈수록 대담해지고 화려해지고 있다.컬러볼의 선두주자격인 브리지스톤은 파스텔톤의 뉴잉시리즈를 수퍼뉴잉으로 업그레이드시켜 다양한 컬러를 선보였고, 최근에는 브리지스톤 V10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캘러웨이의 '헥사 펄'과 던롭 에브리오, 맥스플라이의 레드맥스, 피나클의 골드레이디 등도 여성전용 골프볼이다.요즈음에는 컬러와 함께 크리스탈 구슬처럼 투명효과까지 접목했다는 것도 이채. 첨단 과학을 토대로 다양한 컬러를 가미하면서도 골프볼의 뛰어난 성능을 유지시켰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여성의 느린 스윙스피드에도 뛰어난 반발력을 발휘하고 고탄도로 비거리를 늘려주는 역할도 기본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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