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랩퍼 데프콘이 새 싱글 '힙합유치원'으로 컴백했다.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담아 명랑한 분위기를 내고,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는 동심을 담았다. 장난끼 많고 익살스러운 데프콘의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진다.
"'벼랑위의 포뇨'를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에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보면, 자연, 가족, 친구, 동료 간의 이런 끈끈한 무언가가 느껴지거든요. 그게 정말 좋았어요. 아이와 어른 모두 동심에 빠질 수 있죠."
아이들을 떠올리다보니 자연스럽게 유치원이 소재가 됐다. 거칠고 공격적인 보통 힙합의 이미지와는 꽤 많이 멀어진 셈.
"저는 랩하는 소설가라고 생각해요. 거친 곡도 있고 부드러운 곡도 있죠. 다만 현실적으로 힙합이 주류에 계속 진출하려면 어쩔 수 없이 심의에도 맞추고 표현도 약해질 수밖에 없죠. 그래도 거친 곡은 또 심의 상관없이 만들어내면 되니까 걱정은 없어요."
음악을 만들 때 그가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자신의 느낌이다. 트렌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어차피 대중이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도 알기 어렵다.
"뭐, 꼭 저까지 트렌드에 맞출 필요 있나요. 아이돌 댄스그룹이나 다른 가수들도 힙합 트렌드 많이 보여주잖아요. 굳이 나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음악 기기 빨리 수입해서 빨리 써먹는게 좋은게 아니더라고요. 최신 첨단 유행보다는 오래 남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자고 마음 먹었어요. '힙합유치원'도 1990년대 중반에 유행했던 감성이죠."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요즘 음악의 건조성 때문이다.
"요즘 음악이 좀 지겨워졌어요. 건조해진 거 같아요. 또 너무 빨리 바뀌잖아요. 인스턴트라고나 할까. 그게 싫었어요."
데프콘은 음악활동 외에 라디오, 예능프로그램 출연도 많이 하는 편이다. 이 과정에서 하하, 정형돈 등 좋은 후배들을 만나 성격도 많이 밝아졌다.
"방송을 통해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제 자신도 많이 바뀌었죠. 예전 외골수 시절, 방안에 혼자 앉아서 '힙합은 이래야 돼. 저건 가짜야' 하던 것을 벗어나니까 생활, 음악 전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힙합 유치원'은 어른들도 동심에 빠질 수 있는 곡이라고, 그는 여러번 강조했다.
"'벼랑 위의 포뇨'도 얼핏 보면 어린 애들이 좋아하는 만화 같지만, 사실 어른들도 보고 느끼는 게 많잖아요. 저도 애들을 위한 노래 같지만, 어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어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동심에 빠져드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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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영상 윤태희 기자 th2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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