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처음으로 설탕값이 인상된 가운데 밀가루 등 다른 식품들의 연쇄적 가격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오는 9일부터 설탕제품의 출고가격을 평균 15.8% 인상한다고 6일 밝혔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공장 출고가격 기준으로 부가세를 포함해 하얀설탕 1kg이 1019원에서 1180원으로, 15kg은 1만3036원에서 1만5097원으로 오른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07년 1월 설탕값을 7.5% 인하한 후 가격을 유지해오다가 지난해 11월 15% 인상했으며 이날 올해 들어 처음으로 15.8% 올린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최근 1500원으로 넘어서는 환율 급등으로 인해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연료비 및 환차손의 대폭증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됐다"며 "원가절감 등 자구노력을 통한 인상요인의 내부흡수가 불가능해 가격인상 요인 중 일부라도 반영할 수 밖에 없다"고 인상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을 비롯한 제당업계는 환율상승에 따른 원가상승 및 대규모 환차손으로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분기 세전이익이 343억원 적자였으며 4분기에도 65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의 설탕값 인상으로 삼양사와 대한제당 등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 나아가 식품업계 전반으로 연쇄 가격인상 도미노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되고 있는 품목은 밀가루다. 설탕값이 인상된 것에 이어 밀가루값 마저 인상될 경우 이들 원재료를 사용하는 라면, 제과ㆍ제빵, 빙과, 음료 등 생필품 전반으로 가격 인상이 잇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환율 급등으로 밀가루 가격도 인상 압박을 크게 받고 있다"며 "현재도 인상 논의는 계속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진수 CJ제일제당 사장은 지난 1월 "지난해 정부 물가 안정 대책에 따라 제품가격을 인상을 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제품가격 인상에 대한 요인이 많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해 가격 인상 가능성을 공식 시사한 바 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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