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370원대와 1380원대를 오가며 박스권 장세를 나타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미국 경기 부양책 통과 여부 등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방향성 탐색을 지속할 전망이다.
지난 6일 뉴욕증시는 1월 미국 일자리가 60만개 가까이 사라지면서 1974년 이후 34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발표에도 경기부양책의 의회 통과 기대감에 급등 마감했다.
오바마 취임 이후 경기부양책 통과가 미뤄지면서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한 풀 꺾였지만 다시금 증시회복과 경기 부양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태다.
지난주 초 원·달러 환율은 26년만에 최저를 기록한 미국 경제성장률과 구제금융법안 발표 지연, 유럽 배드뱅크 설립 등의 대외 악재에 1400원대를 강하게 터치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1400원대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으로 단단한 수급 공방을 펼쳤다. 특히 지난 3일에는 역외 환율 상승에 이어 1400원대를 올들어 처음으로 찍었으나 만만찮은 은행권 숏플레이(매도)에 밀려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370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저가 매수 심리가 아래를 단단하게 지지하면서 1380원대에 마감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다음주 원·달러 환율도 미국의 경기 부양책 통과 여부를 지켜보는 소강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 심리가 외환시장에 침체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만큼 심리적 요인을 해소하는 데 경기 부양책 통과가 톡톡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에서 매수세가 나오면서 좀처럼 하락하지 않고 있다"면서 "1365원에서 1400원선 정도를 다음주 원·달러 환율 예상 범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 역시 "주식시장 및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방향성을 탐색할 것"이라며 "하지만 증시가 상승하더라도 달러화 수요도 꾸준하기 때문에 큰 폭의 하락보다는 단계적 하락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원종현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시장에서 투기적 거래가 사라지면서 외환거래가 극히 부진한 가운데 외환변동성 역시 크게 감소된 일종의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환율의 상승요인과 하락요인이 모두 부재한 상태에서 한쪽의 방향성을 갖는 환율의 움직임은 당분간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박스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원연구원은 "한국은행과 정부가 은행권에 지원한 자금에 대한 해소문제가 (소강상태의)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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