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주시장 '酒권 다툼'

두산주류를 인수한 롯데가 텃밭인 부산지역 공략 작업을 가속화하면서 소주시장 시장 장악을 위한 업체간 불꽃 쟁탈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부산지역 터줏대감인 대선주조는 유통 공룡 롯데의 공략을 방어하기 위한 실행계획을 재검점하는 등 벼랑끝 전술로 맞대응한다는 전략이다. 5일 대한주류공업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지역별 소주시장 점유율 현황에 따르면 부산의 소주시장 점유율은 대선주조가 81.6%로 압도적이고, 다음으로 무학 12.1%, 진로 5.8% 순이다.'처음처럼'의 두산의 시장점유율은 0.47%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롯데가 텃밭인 부산에서 강점인 유통력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판세는 순식간에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류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롯데는 롯데자이언츠의 홈구장인 사직구장에 설치돼 있는 무학 광고판을 철거하는 대신 처음처럼의 광고판을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산지역에 화력을 집중한다는 방침 아래 강릉에 있는 소주공장을 부산ㆍ경남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롯데는 롯데자이언츠 부산팬들의 정서를 등에 업고 처음처럼의 판촉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부산시장에서의 인기를 발판으로 경남북지역의 시장 점유율까지 끌어올린다는 중장기 전략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와의 한판 승부를 앞두고 있는 대선주조는 부산 지역 판매망 강화를 위해 창원과 울산지사를 철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 서둘러 오는 3월에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임원진 등 간부급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 등 구조조정작업도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수도권 시장에서 80.8%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진로는 롯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진로 관계자는 "80년에 걸친 유통업체와의 끈끈한 우호 관계가 존재해 그리 걱정은 되지 않는다"면서도 "새로운 경쟁파트너에 맞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진로는 롯데의 오비맥주 인수설이 가시화됨에 따라 소주와 맥주 등 전 주류시장에서의 롯데와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예상 시나리오 점검에 돌입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오비맥주까지 인수할 경우 소주와 맥주의 시너지 효과로 인해 자금력이 취약한 지방 소주업체가 여럿 무너질 가능성이 많다"며 "결국 주류시장은 하이트-진로와 롯데의 2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유통팀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