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척추질환 분야 우리들병원]</strong>
의료시장이 완전 개방돼 세계 유수의 병원들이 밀려 들어오면 국내 병원 중 딱 2군데만 살아남을 것이란 이야기가 의료계에 있다. 한 곳은 유명 대기업이 세운 종합병원이고 나머지 한 곳은 우리들병원이란 것. 응급차로 실려온 사람을 당일 걸어서 퇴원시킨다는 '진료적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우리들병원의 경쟁력이 국제무대에서 어떻게 빛을 발할 것인지에 관심을 갖는 것은 본격적인 해외환자 진료시대를 맞아 의미있는 일이란 데 논란은 없다.
<strong>◆"구시대 발상으론 경쟁력 없다"</strong>
서울 청담동 우리들병원에서 만난 이호연 명예원장(사진)은 우리들병원의 경쟁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안전한 수술'이라고 간단히 대답했다. 우리들병원에 환자를 소개해 주는 해당국가의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결국 비용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척추 분야에선 단연 '합병증 없는 안전함'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 명예원장은 "우리는 묘기를 부리지 않는다. 남들은 묘기라 하지만 우리에겐 일상이다. 간편하고 깔끔하게 끝내는 수술법은 결국 물리치료, 합병증 치료비용을 줄여주는 것이므로 매우 경제적인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묘기란 '최소침습 수술'을 말한다. 기존 수술법보다 적게 째고 빨리 회복되는 게 특징이다. 내시경, 레이저 등 장비를 사용해 모니터를 보면서 수술한다.
이런 특징은 수술까지 필요없다고 판단되는 환자에까지도 치료 범위를 넓혔다. 즉 심각한 수준은 아니어서 나사못을 박는 기존 수술법을 적용하기 힘들다 해도 우리들병원은 내시경을 이용해 환자의 불편함을 없애주는 시술을 결정한다는 이야기다.
우리들병원의 이런 장점이 외국인 환자들을 많이 끌어 모으는 경쟁력이라고 이 명예원장은 말했다. 그래서 수많은 국가의 의료진들이 이 기술을 배워가고, 또 그들이 현지로 돌아가서 우리들병원을 소개하고 이런 구조가 활발히 돌아가고 있다.
<strong>◆"국내든 해외든 일단 잘 고쳐야 환자 온다"</strong>
최소침습 수술법에 대한 우리들병원의 믿음은 매우 확고하다. 특히 숙련된 전문의들이 서로 의견을 활발히 교류해 치료법을 결정하는 협진(協診) 시스템은 수술법의 장점에 또다른 장점을 더한 우리들병원만의 특징이라고 이 명예원장은 강조했다.
"대만도 그랬고, 미국의 유명한 정형외과 석학이 우리들병원의 치료시스템을 보고는 본인이 직접 수술을 받고 싶다며 찾아온 일도 있다. 외국에 광고를 하는 것도, 보험회사와 계약을 하는 것도 필요없다. 외국 환자를 모으려면 그 환자의 주치의가 '그 곳은 믿을 수 있다'고 추천해 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우리들병원은 보험회사나 에이전시(민간 알선업체)와 연계에 그리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그들을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법 개정이 완료됐지만 여전히 우리들병원은 '외국 의료진에게 믿음을 주는'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strong>◆중국 이어 중동, 유럽까지 진출 모색</strong>
그렇다고 앉아서 환자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병원은 국내 어느 의료기관보다 외국 진출에 적극적인 병원이다.
"중국 상하이에 진출한 병원이 올해 말이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단기적인 성과를 보려면 다른 곳을 선택해야 하지만 굳이 상하이로 진출한 것은 그 곳의 대규모 의료복합단지로 들어가겠다는 포석이다."
또 올 하반기부터는 국내 의료기관으로는 터키에 처음 진출한 '앙카라 우리들병원'이 본격적인 진료에 돌입한다. 지난해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아부다비에 '자예드 메디컬센터'의 시스템 구축 계약을 맺어 우리들병원의 의술을 수출하는 쾌거도 올린 바 있다.
이 명예원장은 "동남아 및 중남미에서도 우리들병원을 유치하기 위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며 "세계 어느 곳이라도 환자들에게 첨단 의료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만한 보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한국에서 구현한 우리들병원의 의료수준을 현지에서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느냐이다. 의료란 분야가 특히 시술자의 능력에 좌우되기 때문에 진료의 수준을 평준화하기가 쉽지 않다.
"상하이의 조선족 의사들도 본원에서 1년 이상 훈련 받았다. 지방의 우리들병원도 서울에서 2년 이상 근무했던 사람들로 꾸렸다. 의료수준 평준화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누가 시술을 해도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목 수술 등 난이도가 높은 시술일 경우 해당 분야 시니어 의사들이 수술실에 함께 들어가 토론하는 평생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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