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 봇물이 터지고 있지만 대부분 재상장 후 주가가 급락해 기업공개(IPO)를 통한 정문 상장 기업들의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해까지 회사 합병으로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 진입에 성공한 기업은 등 7곳이다.
아인스M&M은 지난달 12일 합병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밝혔을 때 1770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주가는 1105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아인스 M&M은 패션지 '엘르'로 유명한 아인스인터내셔날이 코스닥 상장사 태원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우회상장한 후 변경한 사명.
BMW자동차 국내 공식딜러인 도이치모터스도 다르앤코를 통해 우회상장에 성공한 후 지난달 30일 재상장 했지만 주가는 2번의 하한가 기록을 포함, 나흘 연속 떨어졌다. 시초가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차익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스탠다드에너지테크가 우회상장한 와이즈파워는 재상장 전 실시한 감자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데 실패했다. 재상장 첫날인 지난달 20일 시초가 2000원를 기록한 이후 현재 주가가 1530원으로 하락했다.
김영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우회상장한 기업들이 서로 다른 이유들로 연초 시장의 관심을 제대로 못받고 있다"면서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이 주가 상승을 견인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광혁 한화증권 애널리스트 "합병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투자자들이 우회상장 업체에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은 옳지 못한 태도"라며 "우회상장 기업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IPO를 통해 코스닥 정문을 두드린 공모주 4인방은 대성파인텍 한 업체만 빼고 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첫번째 코스닥 상장 기업기업인 메디톡스는 297대1이라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인 것은 물론,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아 시초가 1만3500원에서 4일 1만6050원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 3일 시초가 8000원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바이오 제약업체 이수앱지스도 상장 둘째 날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해 4일 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통신ㆍ방송장비 제조업체인 유비쿼스는 시초가 7000원에서 8680원으로 주가가 급등한 상태.
IPO 자격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 과정들을 모두 마치고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들을 '검증된 기업'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게 증시 전문가들의 말이다. 이에따라 투자자들의 기업 신뢰도는 코스닥 뒷문을 통해 상장한 기업보다 IPO를 통해 상장한 기업이 훨씬 높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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