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황건호號 순항할까

[황건호 한국금융투자협회 신임 회장]

'황마에스트로'가 드디어 한국금융투자협회라는 새로운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 위해 단상에 올랐다. 다음달 4일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를 합친 한국금융투자협회 출발에 앞서 황건호 회장은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황마에스트로의 첫 연주곡은 '칼 바람'. 3개 협회의 통합을 위해선 무엇보다 불협화음이 가장 큰 적이 되기 때문이다. '내 사람과 남의 사람'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려면 전격적인 인사개혁이 전제돼야 한다. 이에 따라 금투협은 지난 29일 6명의 집행임원을 새로 선임했다. 황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기존 11명의 부장들에게 보직을 주지 않은 것은 물론 10년 동안 자신을 보좌한 측근도 과감히 내쳤다. 읍참마속을 떠올리게 한다. 기존 증권업협회의 회장과 부회장이 나란히 금융투자협회의 회장과 부회장으로 선임되는 등 주도권 쟁탈전에서 승리한 황 회장이 대내외 비판을 피하기 위해 자신을 보좌할 최정예 멤버를 뽑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황마에스트로'의 지휘가 감동을 얼마나 안겨줄지는 지금으로선 예단하기 어렵다. 벌써부터 인사를 놓고 불만들이 나오고 있다. 부서장과 팀장급 인사의 경우 증권업협회 출신들이 경영전략본부 등의 요직과 본부 외 부서장 직을 대부분 차지한 것 자체가 덩치가 큰 증권업협회 중심의 통합 아니냐는 불멘소리가 대부분이다. 강력한 주도권 아래 신속히 통합 작업을 마무리 하겠다는 황 회장의 의지에 자칫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새 출범하는 금투협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황 회장에겐 부담이다. 황 회장은 그동안 증권업협회가 이익단체 역할을 못했다는 업계의 불만을 해소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3개 협회들은 그동안 자율규제 권한이 강화되면서 회원사 이익을 돌보지 않고 지나치게 방만한 경영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익단체의 역할 뿐 아니라 자율규제 역할도 동시해 수행해야 한다. 금투협은 시장과 투자자로부터 신뢰받는 자율규제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위원장을 상근화 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자통법 취지에 맞게 자율규제기능이 강화될 지는 두고볼 일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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