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임혜선 기자]'미네르바'의 영향인가?
주식을 소재로 한 국내 최초 영화 '작전'(제작 비단길, 감독 이호재)이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으며 업계 관계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국내 영화 시장이 경기 침체 영향을 받으며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내려진 결과다 보니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공정한 심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1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증권과 관련된 용어와 주가조작에 대한 세세한 묘사 등 주제 이해도 측면에서 청소년들의 이해도 고려, 청소년에게 유해한 장면, 모방의 위험' 등을 이유로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에 '작전' 제작사 측은 영등위의 판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현재 행정소송을 고려하고 있다.
'작전'의 연출을 맡은 이호재 감독은 "일단 15세 이하의 청소년이 이 영화를 봐야한다고 생각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18세 이하의 청소년이 보지 말아야한다고 생각도 하지 않는다. 완전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인데다 수정이 불가능한 이유라서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작전' 시사회에 참가했던 영화 관계자들 대부분은 영등위의 판정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시사회에 참석한 한 영화제작자는 모방범죄 가능성에 대해 "주식을 매매하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표현이 없고 주가 조작을 위한 작전이 어떻게 이뤄지는가에 대해서도 상세한 언급이 없다"며 "청소년들이 따라한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 역시 "주가조작은 대규모 자본과 시장에 대한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영화 한편을 보고 청소년들이 주식 시장에서 작전을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국내 주식시장이 허술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영화의 전체 줄거리 또한 주식시장의 작전 세력에 대해 경계의 시선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제작사측의 설명이다.
이 감독은 "평범한 남자가 주식 작전에 뚝 떨어지면서 겪는 좌충우돌을 통해서 주가조작의 어두운 세계를 나름대로 재밌고 유쾌하게 풀어내고 싶었다"며 영화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같이 영등위 주장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자 일각에서는 미네르바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아니냐는 추측을 조심스레 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가에서 시작된 미네르바 파문을 통해 정부가 주식 및 외환시장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했는지 다들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주식시장을 소재로 한 영화다 보니 영등위도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한편 다음 아고라를 통해 정확한 주식시장 예측으로 명성을 얻은 미네르바는 인터넷 상에 허위 내용을 올린 혐의로 구속됐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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