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기업 총수 자녀들은 평균 31세에 임원이 되고, 임원이 된 후 평균 2년4개월마다 승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현재 임원으로 재직 중인 대기업 총수 자녀 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임원급인 상무보(이사대우) 이상의 경영 임원으로 선임된 나이는 평균 31세였다.
이는 지난해 삼성 등 대기업의 신규 임원승진자 평균 연령인 45세에 비해 14세나 낮은 연령대이다.
총수 자녀들은 승진기간도 남달랐다.
임원이 된 후 상위 직급으로 승진하는 기간도 평균 28개월로 나타나 일반 임원의 평균 승진 기간인 43개월에 비해 15개월이나 빨랐다.
조사 결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전무는 지난 2001년 32세의 나이에 삼성전자 상무보로 회사 경영에 참여했으며 2년 뒤 상무로, 다시 4년 뒤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평균 28개월마다 한 직급씩 오른 셈이다.
이 전무의 동생인 이부진 전무는 지난 2004년 상무보로 임원이 된 뒤 이듬해인 2005년 상무로, 올해 전무로 진급했다. 평균 승진기간은 30개월.
또 정의선 사장은 2000년 현대자동차 이사로 경영에 참여한 뒤 2001년 전무, 2003년 부사장, 2005년 기아자동차 사장으로 평균 24개월마다 승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아시아나 상무는 2006년 임원으로 발탁된 뒤 2년 만에 한 직급 승진했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상무도 2007년 임원이 된 후 2년만에 또 진급했다.
두산가 4세 경영인의 선두주자인 박정원 두산그룹 부회장은 1997년 임원 대열에 오른 후 평균 26개월마다 승진했으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장녀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는 2006년 임원이 된 이후 9개월마다 초고속 승진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1995년 신세계 이사로 임원이 됐다. 당시 나이는 26세.
정 부회장은 1998년 상무, 2000년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으며 2006년에는 두 직급이나 건너 뛴 부회장에 올라 평균 32개월마다 승진하면서 경영권 승계에 바짝 다가섰다.
정몽근 명예회장의 장남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2001년 임원이 된 후 평균 2년마다 승진하면서 회장에 올랐고,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도 1998년 임원이 된 이후 평균 27개월마다 승진했다.
특히 고 양회문 대신증권 회장의 아들인 양홍석 대신증권 부사장은 2007년 5월 대신증권 상무로 입성한 뒤 같은 해 10월 전무로 승진했고, 이듬해 3월에 다시 부사장에 올라 조사대상자 중 평균 승진기간이 가장 빠른 5개월이었다.
이밖에 이수영 회장의 장남 이우현 부사장이 평균 20개월,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의 장남 김정한 전무가 평균 27개월, 신춘호 그룹 회장의 아들 신동원 부회장과 조양래 회장의 장남 조현식 부사장도 평균 승진기간이 24개월에 불과했다.
한편 조사대상자 중 가장 어린 나이에 임원이 된 총수 자녀는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의 아들인 윤석민 태영인더스트리 사장으로 윤 사장은 24세였던 1989년 태영의 이사가 됐다.
또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은 1980년 롯데쇼핑 이사가 된 뒤 지난해 사장에 올라 평균 승진기간이 87개월로 조사대상자 중 가장 길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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