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중근 유한양행 대표의 독특한 株테크

'매달 26일은 스톡옵션 행사의 날'

5년 동안 매달 정기적으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한 CEO가 있어 화제다. 주가가 어느 정도 오른 뒤 시세차익을 노리고 한번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매도하는 경우는 많았으나 매달 일정액을 행사한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2004년 3월 부터 올 1월까지 6200주의 스톡옵션을 행사한 차중근 대표(사진).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차 대표는 지난 2003년 3월 회사로부터 스톡옵션 1만주를 부여받았다. 당시 행사가액인 6만5200원으로 계산할 경우 6억5200만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차 대표는 스톡옵션 행사가 가능해진 2004년 3월 부터 매달 적게는 10주에서 많게는 1000주를 꾸준히 취득했다. 더욱 눈길을 끄는 점은 하루 이틀 정도는 차이가 있지만 매달 26일 경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주식을 취득해왔다는 점이다. 유한양행의 월급날이 25일이니 적립 가능한 현금 범위 내에서 주식을 취득해 온 것으로 보여진다. 마치 샐러리맨이 월급 받은 다음날 적금 하듯이 차 대표는 주식을 취득해 온 셈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차 대표의 경우 매달 자사주를 취득함으로써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고취시키려 했다"며 "회사의 오너가 없다보니 대표 스스로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이려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애사심이 남다른 차 대표는 평사원으로 입사해 CEO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지난 1974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30년 이상 유한양행에 몸 담았으며 일선 영업사원과 생산ㆍ기획ㆍ재무 분야를 두루 거치고 전무, 부사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 2003년 3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차 대표는 스톡옵션을 통해 퇴직금 외에 두둑한 보너스를 챙길 전망이다. 차 대표가 현재까지 행사하지 않은 3800주를 4만9810원에 모두 행사할 경우 총 5억원 가량의 시세 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종가인 20만원으로 매도한다고 가정하면 주당 15만원 가량 버는 셈이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 이미 스톡옵션을 통해 취득한 6200주 가운데 5000주를 매도해 약 6억원을 벌어들인 바 있다. 한편 증권업계에선 이같은 차 대표의 재테크 방법에 대해 주식 투자의 정도를 보여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증권사 직원은 "2002년에서 2003년 장내 매수한 주식을 평균 3~4년이 지난 후 매도했으니 이는 장기 투자를 보여준 것"이며 "매월 조금씩 사서 모았으니 분할 매매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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