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발언으로 보는 2009년 투자 전망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78)은 11세에 주식 투자를 시작해 이후 60년 동안 60억달러(약 8조원)를 벌었다. 올해는 어디에 투자해 얼마나 벌까. 일본 경제 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는 최신호(1월 5일자)에서 버핏의 지난해 발언을 분석해 올해 투자패턴을 예상해봤다. ◆"근원가치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버핏은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지난해 10월 제너럴 일렉트릭(GE), 골드만삭스, 다우케미컬 같은 유수 기업에 수백억달러를 투자했다. 버핏은 기업 가치나 동종 업체에 비해 주가가 낮은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그가 이례적으로 GE에 30억달러를 출자했다. 버핏은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으로부터 전화 받고 주저없이 출자를 결정했다. 여기에는 평소 친분 관계도 작용했다. 하지만 탄탄하고 전통 있는 기업에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한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혁신 없는 기업엔 흥미 없어"=GEㆍ골드만삭스에 80억달러를 쏟아 부은 버핏이 왜 미국 자동차 업계의 '빅3' 가운데 하나인 제너럴 모터스(GM)에는 별 흥미가 없었을까. 버핏은 "비즈니스 세계에 세 'I'가 넘쳐나고 있다"며 "혁신자(Innovator), 모방자(Imitator), 어리석은 자(Idiot)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답은 여기서 찾을 수 있다. GM은 "자동차 기술로 세계를 주도한다"고 호언해왔다. 하지만 친환경차만 봐도 획기적인 제품은 하나도 없었다. 버핏이 말하는 '근원적 가치'란 기술개발 등 '혁신'에 중점을 둔 것이다. 다시 말해 차별성 없는 모방에는 투자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GM은 '혁신'을 게을리한 탓에 버핏에게 '어리석은 자'로 낙인찍혔다. ◆"중국에 성장 기회가 있다"=버핏은 지난해 9월 중국의 신흥 자동차 업체인 BYD 지분 10%를 인수했다. 평소 신흥국 시장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그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세계 2위 자동차 전지 메이커로 전기 자동차도 만드는 BYD에 대해 버핏은 "뛰어난 전기차를 만들고 있다"며 높이 평가했다. 버핏이 이처럼 이례적인 투자를 단행한 것은 세계 경제가 새로운 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차기 정부가 내세운 환경사업 육성 계획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은 "차세대 그린에너지 기술 개발로 일자리 50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버핏은 앞으로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안정되면 오바마 당선인의 환경 중시 정책이 만발할 것으로 보고 환경ㆍ에너지 분야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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