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공모제 '제자리 걸음'

시행 1년째 신청학교 없어 일부 직권지정.. 공모유형 잡음도 연공서열을 없애고 능력있는 교장을 뽑자는 취지로 도입된 '교장공모제'가 시행 1년을 넘겼지만 신청 학교가 없어 직권지정을 하고 공모유형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등 겉돌고 있다.   2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시 교육청은 최근 도심 미니학교인 동곡초교와 삼도초교, 내년 3월 개교하는 10학급 규모의 수완중 등 3개교를 4차 교장공모 시범학교로 예비지정하고 4일까지 임기 4년의 교장을 공모중이다.   동곡초교는 교장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초빙형, 삼도초교ㆍ수완중은 교육경력 15년 이상 교육공무원이나 사립학교 교원으로 교장자격증과는 관계없이 응모할 수 있도록 내부형을 선택했다. 그러나 2곳이 신청한 초등과 달리 중등은 신청학교가 단 한 곳도 없자 불가피하게 시 교육청이 신설 학교인 수완중을 직권으로 지정했다. 시 교육청은 지난 6월 3차 모집 당시에도 중등 신청학교가 없어 상반기 중 퇴임하는 7개 학교를 대상으로 재신청을 받은 바 있다. 전남의 경우도 초ㆍ중ㆍ고 각 2곳씩, 모두 6곳을 교장공모제로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3차례 공고에도 불구하고 보성 회천초(내부형)와 고흥 도덕중(내부형) 2곳만 신청서를 제출해 마감일인 이날까지 나머지 4곳이 채워지지 않을 경우 교육청 직권으로 학교를 지정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장공모제에 대한 인식이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다른데다 소규모 도서벽지 학교들의 경우 학교 측도 시큰둥하고 지원자도 없어 이래저래 제도가 겉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3차 공모 대상이던 광주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절차상 중대하자'를 이유로 최종 낙점된 모 인사가 중도에 낙마하는 등 절차상 크고 작은 결함과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장공모제 법제화를 1년여 앞두고 최근 '내부형 교장공모 폐지'를 골자로 한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움직임이 현실화될 경우 교장공모제는 껍데기만 남은 제도로 전락할 우려마저 낳고 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교장승진 제도개혁을 목표로 한 교장공모제가 교장 승진의 연장수단으로 악용되거나 '내 사람 심기'나 다름없는 초빙형이 확대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사실상 연착륙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내부형 확대와 투명한 절차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은용주 기자 yong@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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