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30일 사망한 축구선수 정종관(30)에 대해 소속팀 챌린저스리그 서울 유나이티드가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정 씨는 30일 오후 1시40분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프린세스호텔의 한 객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와 관련해 서울 유나이티드(이하 서유)는 같은 날 오후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서유 측은 "정 씨가 작년 입단 이후 훈련에 참석하지 않아 2011시즌을 앞두고 관계를 정리하려 했으나 올해 초 본인이 운동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여 정식 선수 등록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2월 달 훈련에 지속적으로 참석하며 다시 한 번 운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개막전(3월 5일 전주EM전) 이후 몸이 좋지 않다며 따로 재활을 하겠다는 말만 거듭했다"고 전했다.
이후 구단 측에서는 지속적으로 정 씨와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지난주에는 그가 공익근무를 하는 근무지까지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었다. 이에 이번 주 훈련에 나오지 않는 선수를 대상으로 한 전반기 선수단 정리에 정 씨를 포함시켰지만, 그럼에도 연락은 두절된 상태였다.
서유 측은 "자세한 상황은 조사 중"이라며 "고(故) 정종관 선수의 명복을 빈다"고 글을 마쳤다.
정 씨는 마산공고-숭실대를 졸업한 뒤 2003년 올림픽 상비군과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학 선발에도 이름을 올릴 만큼 기량을 인정받던 유망주. 이후 2004년 전북현대에 입단, 2007년까지 총 79경기에 나서 6골 8도움을 올렸다.
특히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8강 상하이 선화전 극적인 역전승을 이끄는 골을 넣는 등 전북의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에 김형범, 염기훈(수원) 등과 함께 전북의 미래를 이끌 젊은 미드필더로 손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2008년 병역비리에 연루되며 실형을 선고받았고, 같은 해 전북으로부터 임의탈퇴 공시됐다. 이후 2009년 임의탈퇴 공시가 말소되며 완전히 K리그 무대에서 멀어졌다.
복역 후 신체검사를 다시 받은 그는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했다. 이어 2010시즌부터 서유에서 뛰어왔다. 하지만 직접 경기에 뛴 것은 지난 3월 5일 리그 개막전 7분 출전이 유일한 기록.
한편 정 씨는 이날 새벽 0시 50분쯤 호텔에 투숙했으며, 발견 당시 거실에서 목을 맨 상태로 숨져있었다. 시신 주변에는 술을 마신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현장에서 정씨의 유서가 발견됐으며 최근 프로축구 승부조작 도박과 관련, '미안합니다. 승부조작을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습니다'란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밝혔다. 유서 분량은 A4용지 한 장과 메모지 4장.
경찰은 최근 승부조작 파문과 관련 여부를 포함,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창원지검은 정종관이 프로축구 승부조작 수사 대상 중 한 명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K리그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해 지난 25일 정 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며 "직접 승부조작에 참여한 것은 아니고, 브로커와 선수들을 연결해 준 혐의가 있다"고 전했다.
정 씨는 앞서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된 브로커 김모 씨 등 2명과 같은 고등학교의 선후배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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