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2호기의 물웅덩이 표면에서 매우 높은 수치의 방사선량이 검출되면서 원전 복구가 지연되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정상치의 1000만배인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고 이를 정정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쿄전력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8일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27일 낮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호기 터빈실 물웅덩이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정상 운전 시 원자로 냉각수의 1000만배 농도인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가 오후에 이를 수정했다.
도쿄전력은 당초 2호기 물웅덩이의 ‘방사성 요오드-134’의 농도는 1㎠당 29억㏃(베크렐)로 원자로 냉각수의 1000만 배에 이른다고 발표했다가 오후에는 “분석에 오류가 있었다”며 10만 배로 정정했다.
이와 관련,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기자회견에서 “물웅덩이 표면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1000밀리시버트(m㏜)이상”이라고 밝혔다.
3호기 물웅덩이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400m㏜이상이었다.
이에 따라 이날 2호기에서 작업하던 근로자들이 모두 철수했고 복구작업은 중단됐다.
도쿄전력이 정정하기는 했으나 이정도의 방사선량도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시간당 1000m㏜는 그 장소에 30분 서 있기만 해도 림프구가 줄어들고, 4시간 머문 사람의 절반은 30일 안에 숨질 정도로 치명적이다.
1, 3호기에서 발견된 물웅덩이에서는 방사성 요오드-134는 검출되지 않았고, 방사성 요오드-131이 1㎠당 390만㏃ 포함돼 있었다.
가동을 멈춘 1∼3호기에서 잇따라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물웅덩이가 발견됐다는 것은 원자로 내부의 냉각수 이동 통로인 배관이 뒤틀려 핵분열 물질이 여기저기서 새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원전 주변 바다에서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됐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도 27일 제 1원전 3호기 근해에서 채취한 바닷물의 요오드 농도가 법적 허용량의 1850배를 초과해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도쿄전력은 왜 물에서 이렇게 높은 방사성 수치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면서도 핵연료봉이 파괴됐을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FT 전화 인터뷰에서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한 노력에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 “3호기 원자로 안에 있었던 냉각수가 흘러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원자로 자체는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면서 “바닷물속의 높은 요오드가 해양 생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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