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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 연휴 이전이 그리운 이유

'기대감'은 확인 과정을 반드시 거치기 마련..불확실 변수 많아

5월의 달콤한 연휴가 마무리되고 있다.
한 때 '2009년의 재앙'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만큼 올 한해는 연휴가 없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올해의 연휴다운 마지막 연휴를 제대로 즐겨보자는 사람들도 더 많은 듯 하다. 지난 1일과 이날 4일까지 쉬는 직장인이라면 5일간의 연휴에 돌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일간의 연휴가 됐던, 사흘간의 연휴가 됐던, 휴가가 마무리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휴가를 준비하던 당시의 마음이 그리울 법 하다. 여행은 하는 것보다 준비하는 과정이 더 즐겁고 설레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이 더 설레인 것은 그만큼의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휴가기간 동안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시켰는지, 아니면 기대감에 못미치는 아쉬운 여행을 했던지 여부를 떠나서 '기대감'으로 가득 차있던 시기가 휴가 기간 중 가장 설레고 기쁜 시간인 것은 분명하다.
최근 주식시장에도 기대감이 가득 차있다.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 이후 새로운 기대감에 목말라있던 국내증시에는 '경기회복'이라는 기대감이 다시 찾아왔고, 주식시장의 활력소가 됐다.
기대감으로 가득 차있는 만큼 당분간은 설레고 기분좋은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기대감과 현실이 교차하는 순간이 반드시 거치게 된다는 것이며, 이 때는 기대감만 있던 순간보다 설레임의 강도가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기대감과 현실의 괴리감은 실제로 지금부터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6.1%를 기록하면서 당초 예상했던 -4.7%를 크게 밑돌았을 뿐 아니라 4분기 -6.3%에 이어 6%대의 경기후퇴가 2분기 연속 이어졌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6.1%의 숫자보다는 이 안에 포함된 소비지표 개선 및 기업재고 급감에 더욱 초점을 맞추면서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어왔다.



문제는 소비지표의 경우 1분기 전체로는 좋았지만 월별로 보면 1월에서 3월로 갈수록 나빠지고 있고, 기업들의 재고가 급감한 것 역시 수요가 살아나는 신호라면 긍정적이지만, 생산 위축이 어느정도 내포됐다면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기대감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지만, 이 기대감에 대한 확인과정은 계속 이어질 것이고, 이때마다 주식시장의 돌발변수로 작용할 것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기대감의 확인 과정은 수요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증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기관의 변화 조짐이다.
지난 4월 무려 17거래일이나 매도세를 이어갔던 기관은 최근 2거래일간 적극적인 순매수세를 보였다. 기관의 매물을 외인 혼자 소화해내느라 버거웠던 만큼 최근 기관의 순매수세는 반길만하지만 이것이 단순한 윈도우드레싱일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4월말이 끝난 만큼 기관의 매수세가 단순한 윈도우드레싱인지, 수급적인 개선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기관의 매수세가 이어질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가 지연됐다는 점도 악재다. 주식시장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기대감이라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바로 불확실성이다.
당초 4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개별 은행들의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7일로 연기됐다고 한다.
발표가 연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 개별 은행의 테스트 결과가 발표되면서 일부 은행들의 자금 확충 요구가 이어지게 돼 시장의 출렁거림을 유발할 수 있다. 뉴욕증시가 지난 주말 8200선을 회복했다지만 금융주가 여전히 약세를 이어갔던 것에서 확인됐듯이 자금확충 요구에 대한 불안감은 단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인해 향후 GM의 처리방안에 대한 불확실성도 확산되고 있다. 크라이슬러가 채권단의 채무조정 협상 거부로 파산보호 신청에까지 이르렀던 점을 감안할 때 GM 채권단 역시 TF팀이 현재 제시하고 있는 270억달러의 무담보 채무를 10%의 보통주 지분과 맞바꾸는 출자전환 방안을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GM은 파산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하나의 시나리오에 불과하지만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변수임은 분명하다.

'기대감'으로 시장이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도 물론 충분히 있다. 하지만 기대감은 반드시 확인 과정을 거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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