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의 신규대출 규모가 당초 5조위안 규모를 훌쩍 뛰어넘어 최소 8조위안(약 157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차이어셩(蔡鄂生)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주말 베이징에서 열린 한 금융포럼에 참석해 "고삐풀린 듯 풀려나가는 신규대출의 증가속도가 당분간 줄어들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중의 자금수요가 늘고 있고 은행 역시 수익을 내야하기 때문에 올해내내 대출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규대출 규모가 8조위안을 넘어설 것이라는 그의 전망은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6조~8조위안을 상회하는 것으로 그만큼 중국 정부가 신규대출을 늘려 경기 살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올해 신규대출이 봇물처럼 터지는 이유는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책 실시에 따른 인프라 건설 등 투자를 위한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올해초 국무원은 올해 신규대출 규모를 5조위안 이상으로 밝혀 시장에서는 5조위안 안팎으로 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1ㆍ4분기 신규대출규모는 4조5800억위안을 기록하며 벌써 올해 목표치의 93%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월에만 1조8900억위안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들어 한달 평균 신규대출 규모가 1조위안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4월들어 올해 목표치를 뛰어넘을 공산이 크다.
정부 당국자들도 통화완화정책을 지속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류밍캉(劉明康)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위원장은 "중국 정부는 올해 신규대출 목표치를 5조위안으로 한정하지 않았다"며 신규대출 규모가 계속 늘어날 것임을 시사했다.
이강(易綱) 인민은행 부총재도 "중국 경제는 예상보다 좋아지고 있다"며 "인민은행은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 확실하고 건전한 경제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렌스 그린우드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는 중국의 경기부양책과 관련해 "더 많은 투자가 성공의 열쇠"라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용팽창이 더욱 더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1분기 신규대출이 급속도로 늘고 있지만 하반기들어 증가속도가 줄어들 것"이라며 목표치 상향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중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재정확대 및 통화완화정책을 동시에 펴고 있다.
신규대출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은 부실여신에 대한 관리에 들어갔다.
3월말 현재 무수익여신 규모는 5495억위안으로 연초에 비해 108억위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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