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광명성절 이어 태양절에도 김정은 옆
김여정 여전히 뒷줄이지만…가장자리→중앙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함께 체육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주애는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16일)에 이어 이번에도 김 위원장 옆자리에 앉았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여전히 뒤편에 앉았으나, 가장자리에서 중앙으로 자리를 옮겼다.
1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태양절을 맞아 김 위원장은 딸 김주애와 함께 공식 석상에 자리했다. 통신은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태양절에 즈음하여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 사이의 체육 경기 재시합이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이날 자리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참석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주애는 김 위원장의 옆자리에,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과 김주애 바로 뒷좌석 중앙에 앉아있는 모습이다.
김주애는 지난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을 시작으로 현지 시찰이나 열병식 등 주로 군 관련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공개 행보는 이번이 12번째다.
특히 김 위원장과 김주애가 동행하는 모습이 연거푸 노출되면서 후계자론이 점화하기도 했다. 14일 자 로동신문에는 13일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포-18형 시험발사 당시 김 위원장과 김주애가 찍은 사진이 1~3면 걸쳐 게재되기도 했는데, 김주애의 특별한 지위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실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4일 분석자료를 통해 "로동신문 2면에는 우리 사회 일각의 '리설주와 김여정 파워 게임성'을 불식시키려는 듯이 이들이 김정은, 김주애 등과 함께 활짝 웃는 모습이 들어간 사진을 한 장 게재했다"며 "북한은 이처럼 앞으로도 계속 사진과 영상 등을 통해 김주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다가 일정 시점에 가서는 그의 이름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주애를 후계자라고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에게 아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김주애는 백두혈통의 위상을 강조하기 위한 인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백두혈통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김일성의 직계 가족을 뜻한다.
한편 김주애의 존재감이 부각되면서 '2인자' 김여정 부부장의 위상에도 일정한 변화가 생겼다는 관측도 있다. 앞서 김 부부장은 지난 2월 열병식에서도 주석단에 오르는 대신 행사장 뒤편에서 김주애를 지켜보는 모습이 확인됐다. 같은 달 17일 광명성절을 기념해 열린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 간 체육 경기에서도 김주애는 관람석 중앙, 김 위원장의 옆자리에 앉아 주목받았지만 김 부부장은 뒷줄 가장자리에 자리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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