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5명·부상자 37명 발생
"순식간에 불길, 마지막 힘 다해 뛰쳐나왔다"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29일 경기도 과천시 제2 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 버스와 트럭 간 추돌사고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목격자들의 생생한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화재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은 '펑'하는 폭발음이 들린 후 터널 내부가 순식간에 까만 연기로 뒤덮였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터널 화재 목격자 이현석씨는 이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방음 터널이 굉장히 길다. (터널로 차가) 진입을 했는데 시야가 평상시보다 굉장히 안 보였다. 다가갈수록 이상해서 문을 살짝 열었더니 약간 시큼한 화재 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이 씨는 "조금 더 진입하다 보니, 하얗게 앞이 안 보였고 잠시 후에 '펑'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까만 연기로 순식간에 바뀌었다"며 "소방차가 진입을 해야 하니 차를 버리지 말고 계속 있어 달라고 했던 상황인데, 그 순간 화마가 바로 제 눈앞에까지 와있었다"고 했다. 이어 "너무 놀라서 마지막 힘을 다해 뛰쳐나왔다. 한 200m 정도 걷고 뛰었다"며 "작업용 사다리가 다행히 창문 옆에 있어서 그걸 통해 탈출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화재 목격자 하영량씨는 YTN 뉴스큐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펑펑펑' 폭발음이 들렸고, 불이 점점 우리 쪽으로 커지는 느낌이 들었다"며 "앞차에서부터 후진등이 늘어와 속도는 느리지만 조금씩 조금씩 뒤로 후진을 하려고 시도했다"고 했다. 사고가 난 고속도로 상행 방향의 반대편에 있었다는 하 씨는 "얼마 후 중앙분리대를 열었는지, (소방관이) 분리대 쪽으로 안내를 했다. 차들이 역주행을 해서 분리대를 빠져나가서 건너편 차선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이날 1시 49분께 방음터널을 달리던 버스와 트럭 간 추돌사고로 시작됐다. 불길은 방음터널로 순식간에 번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번 화재로 5명이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불은 화재 발생 2시간여 만인 오후 4시께 진압됐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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