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건희 컬렉션' 놓쳐서는 안 되는 유물·작품은…

수정 2021.07.20 12:58입력 2021.07.20 12:45

인왕제색도·금동보살삼존입상·천수관음보살도 등

'이건희 컬렉션' 놓쳐서는 안 되는 유물·작품은…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미술 소장품이 베일을 벗는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오는 21일부터 진행하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서다. 삼성가(家)가 지난 4월 이 회장의 수집품 2만3000여 점을 국가에 기증한 뒤 처음 마련된 대규모 전시다. 정수로 꼽히는 유물과 작품 135점을 전시한다. 특히 관심을 끄는 여섯 점을 선별해 소개한다.


겸재(謙齋) 정선(鄭?)이 힘 있는 필치로 그린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진경산수(眞景山水·조선 후기 산천을 소개로 그린 산수화). 한여름 소나기에 젖은 인왕산 바위 암벽을 묵중한 필체와 대담한 배치로 중량감 있게 표현했다. 먹의 농담을 살려 차례대로 쌓아가듯 그리는 적묵법(積墨法)으로 완성했다. 산 아래 낮게 깔린 구름과 농묵(濃墨·진한 먹물)의 수목이 옆으로 긴 화면에 담겨 현대적 감각을 드러낸다. 화면을 거의 꽉 채운 구도는 정선이 즐겨 쓴 밀밀지법(密密之法)의 극치. 관람객을 한순간 화면 속에 가두어 버린다. 가히 한국 전통회화의 개성과 역량을 보여주는 걸작이다.


'이건희 컬렉션' 놓쳐서는 안 되는 유물·작품은… 금동보살삼존입상(金銅菩薩三尊立像)


충남 부여에서 출토된 백제 불상 '금동보살삼존입상(金銅菩薩三尊立像)'

하나의 광배(光背·인물의 성스러움을 나타내기 위해 머리나 등 뒤에 광명을 표현한 원광)에 삼존상을 배치한 보살상. 불신(佛身), 광배, 대좌(臺座)가 한데 붙은 일주조품(一鑄造品) 형태다. 6세기 후반 제작됐다고 추정된다. X자형으로 교차한 천의와 좌우로 지느러미처럼 내린 천의 자락, 보관 형태 등에서 중국 북위 시대 양식이 엿보인다. 옷 주름이나 세부 표현이 많이 간략화돼 보다 강직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대좌에 큼직한 연꽃무늬가 이중선으로 새겨졌다. 비슷한 특징을 가진 정지원명 금동석가여래입상이나 금동미륵보살반가상보다 더 섬세하게 나타난다.


'이건희 컬렉션' 놓쳐서는 안 되는 유물·작품은…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紺紙金泥 大方廣佛華嚴經普賢行願品)


감색 종이에 금분 필사한 화엄경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紺紙金泥 大方廣佛華嚴經普賢行願品)'


금가루를 아교에 개어 그린 불경. 병풍처럼 펼쳐볼 수 있게 만들었다. 고려 말 삼중대광 영인군 이야선불화가 가족의 평안을 빌기 위해 간행했다고. 표지에 금은니(金銀泥)로 보상화문(寶相花文)이 묘사됐으며 '대방광불화엄경행원품'이라는 표제가 금가루로 쓰였다. 변상도(變相圖·경전의 내용이나 교의를 알기 쉽게 상징적으로 표현한 그림)에는 선재동자(善財童子)가 보현보살을 만나는 장면이 묘사됐다. 고려 사경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된다. 뒷면에 '행원품변상 문경화(行願品變相 文卿畵)'라는 글씨가 있어 문경이란 사람이 그렸음을 알 수 있다.


'이건희 컬렉션' 놓쳐서는 안 되는 유물·작품은… 천수관음보살도(千手觀音菩薩圖)


1000개의 손과 그 손마다 달린 눈 '천수관음보살도(千手觀音菩薩圖)'


중생을 구제하는 천수관음의 자비력을 상징화한 고려 불화. 천수관음이 손 약 마흔 개로 각기 다른 지물(地物)을 잡고 있다. 그 사이에 눈이 그려진 작은 손들이 촘촘하게 자리 잡은 형상이다. 오랜 세월로 인해 화면이 많이 변색됐으나 천수관음 도상이 화려한 색감과 섬세한 필력으로 정확하게 묘사돼 우수한 조형 감각을 보여준다. 다채로운 채색과 금니(金泥)의 조화, 격조 있고 세련된 표현 양식 등 고려 불화의 전형적 특징이 반영돼 종교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췄다고 평가된다.


'이건희 컬렉션' 놓쳐서는 안 되는 유물·작품은… '흰 소'


이중섭이 꿋꿋하게 민족적 정서 표현한 '흰 소'


2016년 덕수궁 전시 '이중섭: 백년의 신화'를 준비하던 학예연구사들이 애타게 찾았으나 종적을 알 수 없어 포기했던 작품. 흰 소는 이중섭의 자화상이자 한민족의 표상으로 이해된다. 거친 선묘와 소의 역동적 자세를 개인의 감정 표출이라 보기도 하고, 백의민족인 한민족의 모습을 반영한 민족적 표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 작품 속 흰 소는 저돌적이지 않지만 아주 힘이 없는 상태도 아니다. 이중섭은 강직한 구륵법(鉤勒法·형태의 윤곽을 선으로 먼저 그리고 안을 색으로 채우는 방법)으로 그렸다.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도 나타나는 전통적 표현법이다.


'이건희 컬렉션' 놓쳐서는 안 되는 유물·작품은… ‘MMCA이건희컬렉션 특별전 : 한국미술명작’ 언론공개회가 2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렸다. 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 작품이 전시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김환기가 즐겨 그린 모든 것들 '여인들과 항아리'


김환기의 1950년대 대표작. 색 면으로 분할된 파스텔톤 배경에 사슴, 여인, 백자 항아리, 사슴 등을 단순화한 형태로 그려 넣었다. 하나같이 김환기가 즐겨 그린 요소들이다. 특히 도자기를 들고 있는 반라 여인은 비슷한 시기 작품에서 자주 등장한다. 정면 또는 정측면으로 배치돼 고답적 분위기를 낸다. 화면 한가운데에 당당하게 서 있는 사슴의 형상은 작가 자신의 모습을 표상하는 듯하다. 화면의 면 구성은 후일 등장하는 점화의 구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댓글 SNS공유 스크랩

오늘의 토픽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