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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美해안경비대 구조작전의 교훈과 우리軍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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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美해안경비대 구조작전의 교훈과 우리軍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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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미국 해안경비대(U.S. Coast Guard)가 보여준 '골든레이호' 인명구조 작전은 완벽했고 감동적이었다. 구조절차, 신중함과 신속함, 팀워크, 집중력 모든 면에서 '전문가 집단이란 무엇인가'를 여실히 보여준 재난 대비 작전이었다.


미 해안경비대가 신고 받은 건 지난 8일 오전 2시쯤(현지시간)이다. 출동한 해안경비대는 사고 발생 2시간 만에 헬기 등으로 승선자 24명 가운데 20명을 구조했다. 한국인 선원 4명만 남겨둔 가운데 불길과 연기 탓에 선체 진입은 중단됐다. 이후 긴박한 구조작전이 펼쳐졌고 해안경비대는 사고 발생 41시간 만에 나머지 선원 4명 모두 구조하면서 드라마 같은 기적을 만들어 냈다.


해안경비대의 구조작전은 가히 교과서적이었다. 선박에 불이 나 선체 진입이 어렵게 되자 해안경비대는 먼저 예인선 2척으로 배가 침몰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무엇보다 잔류자 4명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동시에 생존자들의 정확한 위치 파악과 구조를 위해 민관군 협력체계도 가동했다.


경비대원들이 선체 후미 쪽에서 뭔가 두드리는 소리를 들은 건 9일 낮이다. 구조는 치밀하게 이뤄졌다. 이들은 드릴로 선체에 구멍을 뚫어 내부 확인용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후 3인치(7.62㎝) 크기의 구멍을 내 신선한 공기와 식수, 음식도 전달했다. 구조대는 구멍을 키워 탈출구로 만들었다.


이윽고 오후 3시쯤 선원 3명이 구조됐다. 이어 오후 6시쯤 엔진룸 강화유리 뒤편에 있는 최후의 생존자까지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그 사이 해안경비대는 생존자들이 '똑똑'거리며 신호를 보낼 때 기울어진 선박 위에서 선체를 두드리며 생존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생존자 구출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 해안경비대는 해안경비와 구조 임무를 수행하는 군사조직이다. 육군ㆍ해군ㆍ공군ㆍ해병대와 함께 미군을 구성하는 5군 중 하나다. 평시에는 국토안보부가 관할하지만 전시에는 해군 소속으로 국방부의 지휘를 받는다. 육군ㆍ해군ㆍ공군 사관학교와 동일한 형태의 해안경비대 사관학교를 별도로 두고 있다.


계급체계는 미 해군과 동일하다. 해안경비대 사령관과 부사령관 모두 현재 대장 계급의 제독이 맡고 있다. 미 해안경비대는 '세계 10위 안에 드는 해군력'이라고 평가 받을 정도로 전력 또한 막강하다.


해안경비대는 이번 구조작전으로 막강한 군사력이 '전문성과 창의력을 갖춘 개인' '잘 훈련된 조직'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우리 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군은 국방개혁에 매진하고 있다. 개혁의 종착점은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는 건강한 군대, 전방위 안보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강군 건설이다. 여기서 핵심은 교육훈련이다.


우리 군은 관성과 타성에 따라 준비하고 병력을 훈련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교육훈련의 혁신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말이다. 우수 간부의 획득, 전문성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육성 차원의 교육과 훈련이 중요함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차제에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예컨대 초병의 근무지 이탈 같은 이유로 국방부 장관을 질타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 그것이 별 문제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이런 식의 질타는 군 수뇌부의 노력을 분산시키고 제대로 된 훈련보다 사고 예방에 전전긍긍하는 군, 복지부동하는 군을 만들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지적하는 것이다.


과도한 질책이 오히려 국방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최병욱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ㆍ안보통일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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