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은 12일 녹십자에 대해 미국에서 판매 중인 면역글로불린(IG) 신약 '알리글로'의 고성장으로 사실상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FDA 신약 '알리글로'가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라며 "이제 녹십자를 재평가할 시기"라고 말했다.
알리글로는 2023년 말 FDA 승인을 받은 뒤 2024년 하반기부터 미국 판매를 시작했다. 출시 초기부터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하반기 매출 3600만달러(약 529억원)를 기록했고,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으로 5600만달러(약 824억원)를 달성했다. 가장 큰 성장은 4분기에 예상된다. 오 연구원은 "4분기에만 약 4200만달러(약 618억원)를 팔 것으로 예상돼 올해 매출이 9800만달러(약 1441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속도는 기존 국산 FDA 신약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가 분기 매출 500억원을 넘기기까지 12분기(3년), 셀트리온 '짐펜트라'는 출시 6분기가 지난 지금도 분기 300억원을 넘지 못했다. 반면 알리글로는 출시 두 개 분기 만에 매출 300억원을 넘어섰고, 출시 여섯 번째 분기인 올 4분기에 매출 6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오 연구원은 "내년 매출 목표는 1억6000만달러(약 2350억원), 2028년 목표는 3억달러(약 4400억원)"라며 "연매출 1조원 블록버스터도 노리고 있어 국산 신약의 역사를 전부 갈아치울 기세"라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에서 사업 구조가 유사한 ADMA Biologics의 사례도 비교됐다. ADMA는 2019년 면역글로불린 치료제 'ASCENIV'와 'BIVIGAM'을 허가받은 후 출시 4년 차에 매출 1억5400만달러(약 2266억원), 6년 차인 올해 매출 4억2600만달러(약 6268억원)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6조9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오 연구원은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에서 ADMA 점유율이 여전히 2%에 불과하다"며 "시장 침투 여력이 방대하다는 뜻"이라고 짚었다.
녹십자의 알리글로는 미국에서 최신·고가 IG 제품으로 포지셔닝돼 있어 초기 성장 속도는 ADMA보다도 빠른 것으로 평가된다. 오 연구원은 "녹십자가 앞으로 ADMA처럼 시장의 2%만 침투해도 수천억 매출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현재 녹십자의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에 불과하고 알리글로 가치가 전혀 반영되지 않아 투자하기 매우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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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 매력도 부각된다. 녹십자 주가는 2026년 컨센서스 기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27.8배,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로 최근 몇 년간 최저 수준이다. 그는 "올해 코스피가 72.3% 오르는 동안 녹십자 주가는 24.7% 하락해 매수 부담이 없다"며 "알리글로의 급격한 성장이 시장에 알려지면 밸류에이션은 단숨에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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