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베이징서 양국 정상회담
우크라 전쟁 언급…평화 협력
시진핑, 항공우주·원자력·AI 협력 제안
2박 3일 일정으로 방중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지정학·무역·환경 분야에서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을 촉구했다.
로이터·신화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지금처럼 중·프 간 대화가 중요한 시기는 없다"며 지정학적 안정·경제적 재균형·환경적 지속가능성 등 3대 협력 과제를 제안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 힘을 모아야 한다. 양국의 협력은 결정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은 다른 파트너들과 함께 보다 균형 잡힌 경제 거버넌스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며 "신뢰 환경 구축과 공급망 불안 요인 해소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시 주석은 "외부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양국은 대국으로서의 독립성과 전략적 시야를 보여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와 가자 지구 평화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항공우주·원자력·인공지능(AI)·녹색경제·디지털경제·바이오의약 등 폭넓은 협력 확대도 제안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고령화 대응과 투자, 자이언트 판다 보존 등을 포함한 12건의 협력 협정에도 서명했다.
中 "가자지구 재건에 1억달러 지원"
시 주석은 회담을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팔레스타인에 1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프랑스와 함께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완화하고 복구·재건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중국은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하며 각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공정하고 지속적이며 모든 당사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구속력 있는 평화 합의에 이르기를 희망한다"며 "중국은 위기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계속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며, 동시에 무책임한 책임 떠넘기기나 비방 행위에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은 모든 간섭을 배제하고 중국과 프랑스 간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기꺼이 노력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과 프랑스가 "책임 있는 독립·자주 대국으로, 세계의 다극화와 인류의 단결·협력을 추진하는 건설적인 힘"이라며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보편·포용적인 경제 세계화를 위해 새로운 기여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유럽연합(EU) 간 관계와 관련해서는 "'디커플링'은 곧 스스로를 가두는 것을 의미하며, 보호주의는 산업 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국제무역 환경을 악화할 것"이라며 "중국과 유럽은 동반자 관계의 위치를 고수하고 개방적 태도로 협력을 추진해 중국·유럽 관계가 독립·자주적이고 협력 상생하는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양국 간에 "때때로 의견 차이가 있지만 더 큰 공공의 이익을 위해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화답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시 주석에게 "프랑스가 주요 7개국(G7) 의장국을 맡은 내년에 주요 국가들,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과 함께 글로벌 경제 불균형과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지난해 중국과 프랑스의 수교 60주년을 맞아 시 주석이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번 방중에는 에어버스, BNP파리바, 슈나이더일렉트릭, 알스톰 등 프랑스 대표 기업 경영진과 낙농·가금업 협회 관계자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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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은 회담 종료 후 프랑스-중국 비즈니스 포럼에 함께 참석한다. 시 주석은 쓰촨성 방문 일정에도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 "시 주석이 베이징을 떠난 이후까지 외국 정상과 동행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후한 대우로 평가된다"면서도 "표면적으로는 양국의 우호적인 분위기에도 양국 관계에는 상당한 정치적 제약이 존재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고 해설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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