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일 광주FC대표 이사회서 연임 배경 설명
"강 시장 인기없어 자리 떠날 수 없어" 밝혀
정치 개입 시사에 선거법 위반 우려…축구계 충격
"중립 훼손, 팬 외면한 결정"·광주FC 내홍 재점화
축구계 "선거 개입 소지…사적 정치 조직화 우려도"
노동일 광주FC 대표이사가 자신의 연임 추진 배경에 대해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의 현 정치적 상황이 작용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정치적 판단이 본인의 연임 결정에 개입됐다는 해석은 물론, 선거법 위반 가능성과 국제축구연맹(FIFA)의 '정치적 중립' 원칙을 침해하는 사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축구협회 및 구단 관계자 등에 따르면 광주FC 이사회는 지난 6일 노 대표의 연임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노 대표는 "구단주(강기정 시장)가 여러 지표상 인기가 없다고 나온다. 축구로 인해 구단주 인기가 올랐으면 괜찮았을 건데 너무 죄송하다. 인기가 없다고 해서 자리를 떠날 수 없지 않으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FC 대표로서의 연임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자리에서 구단 발전 방향이 아닌 현 시장의 지지율 하락에 따른 정치적 상황을 언급한 셈이다.
해당 발언이 나오자 일부 이사들은 "구단 대표로서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스스로 위반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축구계에서는 정치적 메시지가 개입된 행위가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내용은 다소 다르지만, FIFA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박종우 선수의 '독도 관련 세리머니'에 대해 징계 절차를 진행한 바 있으며, 대한축구협회 역시 해당 규정을 엄격히 준수해왔다.
혼란한 상황에서 이사회는 노 대표 연임안을 표결에 부쳤고, 재적 위원 9명 중 찬성 6명, 반대 3명으로 통과시켰다. 노 대표의 연임은 사실상 확정됐지만, 지역 축구계 내부 갈등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노 대표는 그간 광주시축구협회를 비롯한 지역 축구계와 ▲구단 부실 운영 책임 ▲아사니 선수 영입 과정에서의 연대기여금 논란 ▲비(非)축구인 임원의 요직 발탁 등 여러 사안을 놓고 장기간 갈등을 빚어왔다. 이날 이사회에서도 노 대표가 일부 광주시축구협회 인사들을 향해 "시정잡배"라고 지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 대표가 뱉은 이번 발언은 광주FC 내부 갈등과 더불어 내년 선거 국면과 맞물리며 정치적 문제로까지 확산할 조짐이다. 자칫 광주FC가 구단주인 시장의 정치조직의 일부로 인식될 수 있어서다.
지역 축구계 한 관계자는 "노 대표의 발언은 광주FC가 정치적 선전 도구처럼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현실화한 것"이라며 "이는 팬을 외면하는 행위이며, 선거법 위반 요소까지 내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광주FC 팬들도 이번 사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광주FC 서포터즈 한 관계자는 "자신의 중임 여부를 묻는 자리에서 구단발전을 위해 역할을 강조해야 하는데 엉뚱하게 구단주 정치적 입지를 말한다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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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문의를 위해 노동일 광주FC 대표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받지 않았다.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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