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37 운행률 30%대…선운지구 타격
시, 전세버스 6대 투입 등 운행률 79%
"언제까지 시민들의 발을 볼모로 파업이 계속돼야 하는 건가요."
광주 시내버스 노조 파업 9일째를 맞은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호남대학교 정문 앞 버스정류장.
이날 버스정류장은 오전 수업을 마치고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이곳은 선운지구부터 하남지구, 소촌동 일대를 다니는 봉선 37번이 다니는 곳이지만, 시내버스 파업으로 평소보다 20여분 이상 버스가 지연되고 있었다.
23대가 운행되던 봉선 37은 이날 7대로 운행되고 있다. 광주시는 선운지구 일대 대체할 버스 노선이 없는 것을 고려해 이날 전세버스 4대를 추가 투입했다.
하지만 버스 도착을 알리는 단말기에는 도착 정보가 뜰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시민들은 스마트폰 앱을 계속 새로 고치며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렸다.
학생들은 체념한 듯 정류장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본인이 타려는 버스가 아닌 다른 버스가 도착했을 땐 한숨을 내쉬는 이들도 있었다
소촌동 주민 조모(23) 씨는 "중간고사 기간이랑 겹쳐서 더 스트레스다. 이게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서 불안하다"며 "선운지구 일대 등 노선이 유일한 시내버스가 파업을 하니 불편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얼마나 더 고통을 감내해야 할지 의문이다"고 토로했다.
일주일이 넘도록 이어지는 파업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었다.
직장인 정모(31) 씨는 "평소엔 20분이면 도착하던 거리를 1시간 넘게 걸려서 오고 있다. 배차 간격도 들쑥날쑥해서 언제 올지도 모른다"며 "회사에서도 눈치가 보이고 너무 힘들다. 고생은 결국 시민들의 몫이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3일 지방노동위원회의 1차 사후 조정에서 사측은 임금 2.5% 인상안을 협상 재개 조건으로 파업을 중단하자고 제안했지만, 노조 측은 임금 5% 인상안을 협상 재개 조건으로 내걸었다. 지노위는 3% 인상안으로 중재하려 했지만, 노조 측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렬됐다.
광주시는 전세버스 60여대(20개 노선)를 확보한 가운데 이날부터 운행률이 저조한 2개 노선(순환 01 2대, 봉선 37 4대)에 전세버스 6대를 투입했다. 또 24시간 대책본부를 운영하고, 도시철도를 12회 증편 운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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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재 광주 시내버스 운행률은 79.2%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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