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공사비 상승에 흔들
건설 공사비 3년 만에 29% 급등
올해 건설업계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에만 하루 평균 12곳의 건설 업체가 문을 닫았다. 특히 자금난에 취약한 지방 중소·중견사들이 부동산 침체와 공사비 급등에 무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건설경기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건설 업체 폐업 신고 건수(변경·정정·철회 포함)는 317건으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하면 매일 12개 업체가 문을 닫은 셈이다. 이 가운데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을 뺀 61%(192곳)가 지방 업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25년 1월 월간 건설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폐업업체 수가 증가하고 등록업체 수는 위축되고 건설업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등 전형적인 건설경기 침체 상황"이라며 "작년 11월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가 민공 부문 주도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동행지표인 건설기성은 7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대저·신태양·제일…무너지는 지역 건설사들= 부동산 침체에 공사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떨어지는 지방 중견·중소 건설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올해 들어 시공능력평가 58위 중견 건설사 신동아 건설사에 이어 경남지역 2위 건설사인 대저건설(시공능력평가 103위)이 최근 법원에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부산지역 7위 신태양건설이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했고, 같은 해 12월 전북지역 4위 제일건설은 미분양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최종 부도 처리됐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건설 공사비 지수는 130.26으로 공사비가 급증하기 전인 2020년 11월(100.97)보다 29% 올랐다.
◆건축 착공 감소 여파…건설경기 부진 불가피= 전문가들은 올해도 건설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올해 건설투자가 전년보다 1.2% 감소해 300조원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고,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2022~2023년 건축 착공 등 주요 선행지표가 많이 감소했기 때문에 올해 건설경기 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건설투자가 2.1% 감소해 295조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공공 수주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로 1.7% 줄어들 전망이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힘을 키워야 한다"며 "비용 절감과 생산성 증대를 위해 기술 투자에 집중하고 스마트 기술로 안전과 품질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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