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통장·금고에 이자 바로 받기 등
유사상품 출시 잦아
올해 상반기 환전 무료 카드 출시와
슈퍼앱 정책에도 영향 끼친 인뱅 '혁신'
인터넷은행이 상품을 만들면 시중은행이 따라 만드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모임통장을 비롯해 환전수수료 무료, 슈퍼 애플리케이션(앱) 정책까지 다양하다.
KB국민은행은 다음 달 27일부터 KB모임금고 상품에 이자 바로 받기 서비스를 신설한다. 구체적으로 이자지급일 전에 이자받기를 신청하면 예금일부터 이자받기 신청 전일까지 이자를 바로 수령할 수 있다. 이자 바로받기 서비스와 모임금고의 개념을 도입한 건 2년 전 토스뱅크가 먼저 시작했다. 토스뱅크는 매월 한 번씩 지급하던 이자를 매일 이자를 원하는 고객에 한해 지급했다. 고객이 원할 때 이자를 받을 수 있게 한 건 토스뱅크가 처음이다. 모임금고 개념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토스뱅크는 모임통장에서 여유자금을 보관할 수 있는 모임금고를 출시하며 한도 없이 연 2% 금리를 제공하고 매일 이자를 지급했다. 국민은행은 모임금고를 먼저 만들고 이자 바로 받기를 나중에 출시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선 농협은행이 지난 8월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디지털 전용 상품인 NH올원e통장에 해당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농협은행 관련 뱅킹앱에서 버튼만 누르면 하루 이자가 바로 지급되는 게 토스뱅크와 동일하다. 토스뱅크는 더 나아가 올해 초 매일 자동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나눠모으기’ 통장을 선보였다.
모임통장 자체도 인터넷은행이 먼저 만들기 시작했다. 카카오뱅크가 2018년부터 해당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토스뱅크가 지난해 2월 출시했다. 국민은행이 그해 5월 기존 통장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모임통장을 운영할 수 있는 ‘KB국민총무서비스’를 내놓으며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출시했다.
시중은행의 슈퍼앱 정책도 인터넷은행의 성장세가 영향을 끼쳤다. 토스가 하나의 앱으로 자회사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해 매우 큰 성장세를 보이자 계열사별 앱을 가지고 있던 금융지주들도 하나의 앱으로 계열사 서비스를 통합하기 시작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슈퍼 쏠’을 출시했으며 KB금융은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나머지 서비스를 정리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하나원큐를 슈퍼앱으로 개편하고 있으며 지난 28일 우리금융이 ‘뉴 우리WON뱅킹’을 선보였다. 농협금융은 내년 1월 슈퍼앱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는 인터넷은행의 수신상품을 중심으로 수신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지난 3분기 합산 고객 수는 4748만명이다. 이 중 가장 늦게 출범한 토스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2021년 말(2640만명)보다 약 80% 증가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1799만명에서 2443만명으로, 케이뱅크는 717만명에서 1205만명으로 늘었다. 토스뱅크는 124만명에서 1100만명으로 증가하며 10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