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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딥페이크·디지털 성범죄 고민 끝” 청소년에게 활짝 열린 경찰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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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범죄 예방 최선책은 ‘교육’
피해 청소년에 경찰서 문턱 낮춰
10대 눈높이에 맞춘 체험과 교육

“낯설게만 느껴졌던 경찰서가 이젠 안 무서워요!”


서울 동작구 장승배기역 인근에 있는 동작청소년경찰학교. 지난 25일 이곳을 찾은 서울 한울중학교 2학년 학생 8명은 연신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이곳저곳을 살펴봤다. 학생들은 직접 경찰 제복을 입어보고, 유치장에도 들어가 보며 ‘일일 경찰관’을 체험했다. 수갑, 삼단봉 등 여러 장비도 이리저리 만져봤다. 김범수군은 “경찰을 떠올리면 무섭고 낯설었는데 오늘 직접 만나보니 더 이상 무섭지 않다”며 “어려운 일이 생기면 경찰학교에 와서 고민을 털어놓고 싶다”고 말했다.


[르포]“딥페이크·디지털 성범죄 고민 끝” 청소년에게 활짝 열린 경찰학교 지난 25일 서울 동작청소년경찰학교에서 이백형 교장이 중학생들을 상대로 딥페이크 범죄 예방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심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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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왁자지껄했던 분위기는 강의가 시작되면서 바뀌었다.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딥페이크 범죄예방’ 강의가 진행되는 내내 학생들은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경찰관의 설명에 집중했다. 딥페이크 성범죄 강의 자료가 담긴 화면마다 ‘중범죄’라는 단어는 새빨간 색으로 표기돼있었다. 강의를 진행한 이백형 동작청소년경찰학교 교장은 실제 청소년 딥페이크 가해 및 피해 사례를 소개하며 단순히 장난이나 호기심에 딥페이크 범죄를 저질러도 결코 용서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강의가 끝난 후 박지원양은 “딥페이크가 어떤 건지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 어떤 처벌을 받는지, 얼마나 감옥에 살아야 하는 건지 구체적으로는 몰랐다”며 “오늘 많은 것을 배웠고 만약에 주변에서 딥페이크 피해가 발생하면 오늘 배운 대로 경찰에 신고하고 잘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래의 형사를 꿈꾸고 있다는 이지후군도 “오늘 강의를 듣고 딥페이크가 정말 무서운 범죄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주변 친구들이나 가족들도 당할 수도 있고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 더 많은 학생이 교육받고 편하게 와서 상담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지난해 10월 경찰 체험을 통해 학교폭력을 예방한다는 취지의 '청소년경찰학교'를 개소했다. 청소년 경찰학교는 초·중·고교생 대상 학교폭력예방교육, 과학수사 등 체험형 예방 교육을 통해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4년부터 경찰청·교육부 간 부처협업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동작청소년경찰학교는 동작경찰서의 유휴 치안센터(상도2치안센터) 부지를 리모델링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딥페이크 및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10대가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부터 지난 14일까지 불법 합성 성범죄 관련 혐의로 검거된 474명 중 10대 청소년이 381명(80.3%)이었다. 지난해 사이버 성폭력 집중단속 통계에 따르면 피해자 686명 중 295명(43%)이 10대 청소년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디지털 성범죄가 심각해지면서 동작청소년경찰학교는 딥페이크 및 디지털 성범죄 피해 상담부터 피해자 지원까지 원스톱 통합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위폴(We Pol)’ 딥페이크·학교폭력 피해 청소년 상담소를 마련해 법률 상담 지원과 피해자 보호 지원을 위한 전문기관 연계도 돕고 있다.



이 교장은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및 범죄 예방을 위해 유관 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문 강사를 초빙하는 등 범죄 예방 교육에 힘쓰고 있다”며 “특히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청소년 딥페이크 범죄에도 깊이 관여해 청소년 전문 상담소를 적극적으로 운영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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