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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무관심 속 교육감 선거, 직선제 무용론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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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등 막기 위해 직선제로 바뀌어
임명제 도입 땐 교육 자주성 훼손
TV토론 등 선거법 보완도 이뤄져야

"특별한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16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한 30대 시민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23.5%로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된 2008년 이래 가장 낮았다. 교육감 선거가 무관심의 대상이 된 지는 오래됐다. 게다가 이번 선거는 보궐선거라는 점에서 준비 기간도 짧았고, 그만큼 대중의 관심을 받기 어려웠다.


교육감 선거에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이 덧씌워진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출마 후보들은 이번에도 단일화에만 매달렸다. 서울 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의 차별성과 진정성을 알리기보다, 진보나 보수의 대표 타이틀을 차지하는 게 득표 전략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정책에 관한 경쟁은 사라진 채 후보 간 비방전과 진영 싸움이 서울교육감 선거판을 뒤흔든 것도 그런 이유다. 심지어 투표장에서 만난 어떤 시민은 "상대 후보를 막기 위해 투표에 나섰다"고 전했다. 교육감 선거의 본질을 훼손하는 정치 논리의 과잉, 그 악순환의 전염이 후보에게서 시민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역대급으로 낮은 투표율을 보면서 일각에서는 교육감 선거 ‘직선제 무용론’도 등장했다. 이와는 다른 관점에서 시도지사와 함께 뽑는 러닝메이트 제도를 대안으로 찾는 시선도 있다. 과거 대통령 임명제였던 교육감 선거는 1990년대 교육위원회와 학교운영위원회에 의한 간선제로 운영됐다가 2000년대에 이르러 현재의 주민직선제로 바뀌었다. 당시 선거제 개편은 교육자 집단 내에서 비리나 불법적인 거래가 발생한 것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나라의 교육 정책은 중앙부처가 결정하지만, 전국의 초·중·고교를 좌우하는 세부 정책은 교육감이 결정한다.


교육감 임명제를 도입하거나, 임명제적 요소가 어느 정도는 담긴 러닝메이트 제도로 바뀔 경우 교육의 자주성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 노골적으로 정치의 입김을 받게 될 교육감에 자주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제도의 문제가 발생하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판단된다면 손을 봐야 한다. 하지만 어렵게 쌓아 올린 교육 자치권을 훼손하는 선택이 돼서는 곤란하다.


새로운 교육감을 뽑는 제도의 변화는 충분한 의사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와 더불어 현재의 교육감 선거 문제점도 개선해야 한다. 이번 서울교육감 선거는 투표 기간 주요 후보 간 교육 공약을 점검할 수 있는 TV토론회가 사실상 없었다. 공직선거법상 초청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번에 당선된 정근식 교육감은 TV토론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황당한 장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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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가 깜깜이 선거가 된 이유는 현실과 동떨어진 공직선거법에도 원인이 있다. 공직선거법의 문제를 바로잡는 노력, 정치의 과잉에서 벗어나 교육의 본질을 찾아가는 노력이 이어져야 교육감 선거의 궤도 이탈을 바로잡을 수 있지 않을까.


[기자수첩]무관심 속 교육감 선거, 직선제 무용론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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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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