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日·中 파운드리 포럼, 내달 24일 개최
오프라인 아닌 온라인으로 변경
"시간·공간 제약 넘어 효과적 소개 위해"
업계선 "최근 어려운 사정 영향"
평택 파운드리 라인은 '콜드 셧다운'
공격적인 투자와 발 빠른 선단공정 도입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의 고삐를 당기려 했던 삼성전자가 최근 숨을 고르는 행보를 잇달아 밟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당초 독일 뮌헨과 일본 도쿄에서 오프라인으로 열기로 했던 파운드리 포럼 행사를 최근 온라인 개최하는 방향으로 변경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식 홈페이지 영문판은 독일 뮌헨,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에서 열려던 포럼을 다음 달 24일 온라인 형식으로 동시에 진행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개최 방식 변경에 대해 홈페이지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자사 파운드리의 기술적인 성취를 효과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온라인 형식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의 파운드리 생산 라인 일부 설비의 가동을 줄이고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 파견됐던 인력들을 철수시킨 행보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전반적으로 속도를 조절하는 쪽으로 파운드리 전략을 수정하면서 포럼의 규모도 최소화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간 포럼은 각국에서 오프라인으로 크게 열려 왔다. 반도체 생산을 위탁할 고객사를 많이 유치해야 하는 파운드리 사업 특성상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서에선 매우 중요한 행사였다. 온라인으로 열리게 된 올해 하반기 포럼들은 고객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이를 알면서도 온라인 개최를 결정한 데는 수주 어려움과 저조한 수율로 위기에 놓인 자사의 파운드리 사정을 고려한 영향이 컸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와 관련해 파운드리 생산을 담당하는 평택 P2와 P3 공장 라인의 일부 설비는 ‘콜드 셧다운’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설비의 가동을 중단시키는 방식은 크게 전원은 들어와 있는 상태로 제품 생산만 하지 않는 ‘웜 셧다운’과 전원을 끄고 공장 전체의 가동을 멈추는 ‘콜드 셧다운’으로 나뉘는데, 삼성전자가 전체 가동 중단이라는 용단을 내렸다는 얘기다. 콜드 셧다운을 하게 되면 전기 공급이 끊긴 반도체 설비는 진공과 청결 상태를 유지할 수 없게 돼 엉망이 된다. 다시 전원을 켜고 생산을 재개했을 때 복구하는 데 많은 시간과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삼성전자가 전원을 내린 건 파운드리 주문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설비를 켜 두는 것보다 전원을 내려 전기료를 절감하는 쪽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전력이 내놓은 ‘30대 전력 다소비 기업’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2만3577GWh의 전력을 한전으로부터 구매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5661GWh, 6201GWh를 구매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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