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캐피털, 부실채권 공동매각 나서
규모는 1000억원 미만…9월 말 마무리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회복 지연으로 부실채권(NPL)이 쌓이는 가운데 제2금융권이 공동매각에 나선다. 저축은행과 캐피털 업계 모두 이달 말 1000억원 미만의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 3차 개인 무담보 및 개인사업자 담보 부실채권 공동매각 협의를 마무리했다. 이번 공동매각 참여사는 15곳 안팎으로, 총 매각 규모는 1000억원에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은 이달 말 체결할 예정이다.
앞서 저축은행 업계는 중앙회를 중심으로 1000억원대 부실채권 공동매각을 반기마다 진행했다. 지난해 말에는 저축은행 12곳이 개인 무담보 부실채권 약 1000억원을 매각했다. 올해 초부터 NPL 투자사에 개인사업자 담보 부실채권 매각이 가능해지면서 올해 상반기 말에는 저축은행 18곳이 총 1360억원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그런데도 건전성 개선이 쉽지 않자 저축은행 업계는 반기마다 진행하던 부실채권 공동매각을 분기별로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저축은행 연체율은 8.36%로 지난해 말 대비 1.8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차주들이 대체로 음식·숙박 등 경기민감 업종에 종사하는 까닭에 경기회복이 더뎌지면 연체율이 더 오를 여지도 남아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3차 공동매각 규모가 앞선 1·2차보다 적은 건 공동매각 주기를 반기에서 분기로 전환한 영향”이라며 “이번 공동매각을 진행한 후 연체율 상황을 지켜보며 4분기에도 공동매각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여신금융협회도 이달 말까지 캐피털 업계의 개인 부실채권을 모아 NPL 투자사에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여신협회는 공동매각 규모를 최대 5000억원으로 추정했지만, 예상보다 참여율이 저조한 데다가 참여사가 소형사 위주로 구성되면서 매각 규모는 1000억원을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리스·할부금융 사업을 영위하는 캐피털사 51곳 중 11곳의 연체율이 10%를 넘어섰다. 자산 규모 하위 업체들은 연체율이 20%대(2곳)와 30%대(1곳)를 넘어 88.9%까지 치솟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매수자 우위인 시장 상황에서 NPL 투자사가 제시하는 매입가격이 낮은 수준이라 캐피털 업계는 NPL 투자사에 매각할 유인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대형 캐피털사는 개별적으로 파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협회의 공동매각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